해양인물·역사 재조명 / 바다의 무한한 가능성 현실로 만들어 나갈 것
문화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흘러간다. 한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생활양식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서 영역을 넓히며 서서히 퍼져나간다. 지리적 확산뿐만 아니라 세대를 거듭하면서 하나의 문화는 후세대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는 일단 확립되면 자체의 생명과 함께 힘을 갖게 된다.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그리스, 로마시대의 번영은 바로 ‘문화의 힘’이었다.
그리스, 로마 시대의 부활을 꿈꾸며 14세기 이후 전개된 유럽의 르네상스 운동과 더불어 바다를 통해 유럽인들이 세계로 진출하던 대항해시대는 유럽의 번영을 가져왔다. 진취적인 해양문화를 열어가면서 유럽이 세계의 패권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우리 국민도 일찍이 해양 진출을 통해 경제와 문화의 번영을 도모하던 해양 민족의 DNA가 내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해양문화의 융성이 국운과 맞닿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는 바다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을 치열하게 펼쳐왔으며, 해양 패권을 장악한 왕건은 이를 기반으로 고려를 세웠다. 해상왕 장보고는 국제 해상 무역을 통해 경제력, 군사력, 외교력을 키우고 해양실크로드를 완성하는 등 우리 해양사의 한 획을 그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찬란한 해양문화를 열어간 저력이 있는 국가라는 것을 아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해양수산부는 올해를 해양르네상스의 원년으로 삼아 해양강국을 실현시키고자 한다. 해양인물을 발굴하고 해양역사를 재조명하여 범국민적으로 해양문화를 확산시키고 바다의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국민들이 친숙하게 바다를 알고 즐길 수 있도록 ‘찾아가는 해양교실’이나 ‘해양레저체험교실’ 등을 더욱 확대하고, 해양박물관 등을 거점으로 해양문화·교육을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해양수산 각 분야에서 묵묵히 자기 임무를 수행하는 선원이나, 극지인 등의 업적을 기려 해양수산인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온 국민이 만들어내는 해양문화의 힘이 곧 우리나라의 해양력이 될 것이다.
전라북도도 해양문화가 크게 융성했던 때가 있다. 고군산군도는 선사시대부터 금강, 만경강, 동진강 물줄기가 한 데 모여 동북아 해양문물 교류 허브로 여겨졌으며, 백제와 후백제 고려 시대까지 최대 기항지로 번영을 누렸던 지역이다. 이러한 해양과 관련한 역사 문화 자원을 발굴해 전북의 힘으로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개방의 상징이자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해양문화가 우리 국민의 의식과 생활 속에 스며들고,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보편적인 가치로 정착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백범 김구 선생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며 문화의 힘이 국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말씀을 아로새겨 ‘높은 해양문화의 힘’으로 우리나라가 진정한 해양강국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해 본다.
오는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날을 계기로 온 국민이 함께 대한민국의 해양문화를 꽃피워 가기를 희망한다. ‘바다를 품다, 미래를 담다’라는 올해 바다의 날 슬로건처럼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가치가 있는 바다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담아 갈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들도 해양 르네상스를 열어가는 그 길에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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