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도시에서 함께 전시를 진행하지만 마인츠(구텐베르크박물관이 있는 도시)와 전주는 고유한 인쇄기술을 잘 보존하고 있고, 1000년 넘는 역사를 간직한 고도(古都)라는 점에서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전주에서 구텐베르크 인쇄술로 만든 책을 선보이게 돼 의미있고 기쁩니다.”
코넬리아 슈나이더(Cornelia Schneider) 구텐베르크박물관 부관장이 전주 완판본문화관에서 열리고 있는 구텐베르크 특별전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 4일 전주를 방문했다. 이번 특별전은 박물관이 최초로 진행하는 국가별 순회 전시로 첫 번째 나라가 한국이다.
전시에서는 필사 기록물부터 활자를 이용해 간행한 서적 등 구텐베르크 박물관 소장품을 선보인다. 그는 “언뜻 보면 필사본과 인쇄본 구별이 쉽지 않다”며 “자세히 살펴보면 손으로 쓴 필사본은 문단 줄 간격이 들쭉날쭉하지만 인쇄본은 문단 정렬이 반듯하고 미세하게 잉크 자국이 묻은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 구성을 성경과 과학서, 문학서 등 책 주제별로 나눈 것은 금속활자 개발이 각 분야 발전에 미친 영향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쇄술 보급으로 대량생산이 되면서 더 많은 대중에게 지식이 전달됐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귀족, 상류층만 보던 책을 대중화 시켰다는 점이다. 이는 식자층만 보던 책을 널리 보급한 완판본과도 같은 맥락을 갖는다.
그는 “구텐베르크의 발명은 유럽의 종교혁명을 태동시켰고 사회 각 분야의 상당한 발전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며 “유럽에서는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많은 박물관에서 과거의 인쇄기술과 인쇄물 등을 관리·보존하고 인쇄물의 문화재 등재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텐베르크 박물관 유물 특별전’은 다음달 21일까지 전주 완판본문화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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