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평론가협 지역작가 재조명 세미나 / "지역 미술계 인프라 자율성 확보돼야"
현대미술에 있어 지역성이 경쟁력이 될 수 있지만 지역특화에 매몰되면 오히려 지역미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8일 익산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사)한국미술평론가협회와 함께하는 지역작가 재조명’ 세미나에서 최형순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주간은 전북미술계에서 지역 특성인 수묵·서예에만 집중하면 역작용으로 다른 장르 발전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주간은 “전북지역은 효산 이광열, 강암 송성용, 석전 황욱, 남정 최정균, 남천 송수남, 그리고 더 올라가면 창암 이삼만, 원교 이광사 등이 수묵화단 전통을 쌓아왔고 지금까지 남아있다”며 “이로 인해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도 개최되고 있고 타 광역시·도립미술관과 비교해 볼 때 예가 없을 정도로 수묵전시가 많이 열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역 장점을 살리는 것은 좋지만 이를 미술관에서 많이 다룰 필요는 없다”며 “서예는 박물관에서도 충분히 다룰 수 있는 소재이고 미술관에서는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작가의 경쟁력, 지역성에 대한 논의와 함께 지역미술의 인프라 및 시스템 측면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중앙 화단과 비교할 때 지역미술계 인프라가 많이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고 운을 뗀 김진엽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총무는 “지자체에서 아트센터와 문화재단 등을 많이 만들고는 있지만 사실상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일부 지역 단체들이 장악하거나 정치적으로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지역작가들이 중앙으로 몰리는 이유 중 하나로 중앙은 그나마 자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지역에서도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인프라를 구축해도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실상 오랫동안 논의된 이야기들인데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재광 한국미술평론가협회 감사는 “글로벌시대가 되면서 중앙으로 진출하지 않아도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연계를 맺을 수 있다”며 “중앙 또는 해외진출을 의식하지 않고 본인의 역량을 높이고 다양한 플랫폼을 열어둔다면 좋은 기회를 얻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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