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지에서 향우들을 만나면 반갑고 정감이 넘쳐흐른다…고향사랑이 가족·나라사랑
타향은 고향과 반대되는 말이다. 타향은 고향이 아닌 다른 고장을 말하고 고향은 자기가 태어나 자란 지역과 조상들이 대대로 살아온 곳을 말한다. 고향은 고구 또는 고토라 부르고 타향은 이향이라 부른다. 고향을 사랑하고 고향을 지키면서 사는 삶을 고향살이라 하고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외로움을 달래며 사는 삶을 타향살이라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고향살이보다 타향살이가 더 많다. 타향살이가 능숙하지만 고향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라북도는 우리나라 서남부에 자리 잡고 있다. 동쪽으로 소백산맥이 장엄하게 뻗어 있고 서쪽으로 바다의 보고 황해가 흐른다. 남쪽으로 노령산맥이 구릉성 산지를 이루고 북으로 금강이 유유히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충효의 고향 임실을 비롯한 전라북도는 지난 60년대에서 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발전이 가장 낙후되고 빈궁한 지역으로 식생활을 해결하기 위해 너도나도 고향을 떠나야 했던 암울한 생각이 떠오른다. 지금은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 준공으로 여의도 크기 약 140배 규모의 면적이 발생하여 우리나라 지도가 바뀌고 국운이 달려 있는 전라북도가 자랑스럽다. 자연 환경은 유년시절 그대로 오염되지 않고 노년이 된 지금도 청아하고 깨끗하다. 이 또한 전라북도가 자연을 보호하고 있어 자랑스럽다. 사람마다 탯자리가 있다. 내 탯자리는 성수산자락으로 앞산에 오봉산이 뒷산에 멍덕봉이 부부처럼 마주보고 작은 산들이 형제처럼 호위하고 왕방호수가 넘실대는 하늘만 보이는 평화의 작은 산골마을 중 벽촌이다.
어깨에 책보를 둘러메고, 검은 고무신 신고 제기차고, 짚신신발 신고 새끼줄로 만든 공을 차고, 자치기와 패치기했던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시냇가에서 발가벗고 멱 감고 물장구치며 산에 올라 산딸기, 산머루, 오두개로 허기진 배를 채웠던 철없던 청소년시절의 고향이 명상에 잠겨온다.
수구초심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여우는 죽을 때가 되면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이 있는 언덕으로 향한다는 말이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말이다. 타향에서 살아도 노년이 되면 고향을 찾아 여생을 보내다 죽고 싶어 한다. 타향에서 죽음을 맞는 사람들도 몸만은 고향산천에 묻히고 싶어 한다.
벌초, 성묘, 명절 때 교통체증으로 많은 고생과 오랜 시간을 소모하면서 고향을 찾는다. 고향에 가면 성묘 드리고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과 고향 어르신들과 죽마고우들을 만나보기 때문이다. 고향은 누구나 있다. 고향은 어머니 품안과 같아 타향살이하는 사람들은 금의환향은 못해도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고향을 찾는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는 말이 있다. 타국에서 타향에서 고향처럼 살지만 고향을 찾지 못하고 향수병을 안고 살아가는 실향민들이 많아 가슴이 아프다. 지금은 향수가 잊혀가는 세태가 되어 안타까움이 많다. 그러나 시골 고향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타향에서 살지라도 고향을 잊지 못할 것이다.
고국과 고향을 떠나 타국과 타향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다. 고국살이가 아니고 타국살이를 하는 사람들은 고국을 얼마나 그리워하랴! 천리만리 타향에서 고국과 고향이 그리우면 가수 고복수의 타향살이, 남진의 타향, 오기택의 고향무정 등 망향가를 부르며 살고 있지 않을까?
타향에선 고향 까마귀만 보아도 반갑다. 는 말이 있다. 이는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사는 삶이 외롭다는 말이다. 객지에서 향우들을 만나면 반갑고 정감이 넘쳐흐른다. 타향살이 하는 사람들은 향우회를 구성하여 향우애로 이웃사촌처럼 살아간다. 고향사랑이 가족사랑이고 나라사랑이다. 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한민국 금수강산 고국에 살고 있으니 너무나 행복하다. 고향을 지키며 흙과 살고 있는 고향향우들이 가장 행복하고 멋있고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고국과 고향에 살면서 여생을 보내는 행복한 삶이 영유되기 바란다.
△홍춘표 회장은 제5대 서울 구로구의회 부의장과 의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구로지부장, 구로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장, 한국경비지도사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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