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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시아현대미술전 2016-아시아 청년36' ③ 어느 날 그날이 오기까지…

▲ 장석원 전북도립미술관장

전북 미술의 국제성을 향한 출구로서 첫 아시아현대미술전을 추진하고 있을 때에 항간에서는 5억 정도를 그런 데 쓰려면 차라리 작가들에게 나눠주는 게 낫다는 말도 있었다. 지금 와서는 그런 말들이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 전북 화단과는 어느 정도 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려운 처지에 아시아가 무슨 상관이냐는 식의 태도를 종종 본다.

 

입장을 바꾸어 광주비엔날레가 창설될 때에 광주 화단의 반응은 조용한 지지와 거친 반대의 둘로 갈라졌다. 특히 광주를 민주화 성지로 생각하는 민중미술 측에서 강렬한 반대가 있었다. 그래서 1회 때 안티비엔날레 전시가 5·18 묘역에서 벌어졌다. 그리고 광주의 기성 화단이 비엔날레와 화합하는 데에 10년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기성 화단의 권위적 질서가 크게 흔들렸고, 시간이 흐르면서 화단의 젊은 층들이 비엔날레 유형에 적응하게 되어 광주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현대적 작가 층이 두텁게 되었다.

 

비엔날레나 아시아현대미술전 같은 국제전은 개방과 혁신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예술도 기존의 권위와 질서에 매어 있게 되면 도태된다. 끊임없이 새롭게 채찍질하지 않으면 안된다. 누가 이 채찍질을 좋아하겠는가? 그러나 전북 화단의 미래를 생각하면 우리는 계속해서 채찍질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을 멈추면 주어진 틀 안에서 안주하는 권위적 구조가 청년 작가들을 짓누르게 된다. 이것을 멈추면 예술의 창의성보다는 권위적 틀이 더 강하게 작용하여 생기를 잃는다. 이것을 멈추면 우선 나눠먹기 좋은 배분에 익숙해져 경쟁력을 잃게 된다.

 

아파도 우리는 앞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조금 더 참고 어떤 고지를 넘게 되면 어느 덧 국제적 무대가 익숙해져서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활력을 주게 된다. 새로운 희망은 우연히 생기지 않는다. 통과 의례처럼 가혹한 시련을 거쳐야 제대로 된 무대가 열리고 기회가 생기는 법이다.

 

내년도 아시아현대미술전은 아시아 여성미술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매번 주요 꼭지를 옮기면서 아시아 미술의 쟁점을 짚고 있다. 이 전시는 주제를 갖지 않는다. 매년 주제만 바뀌고 내용은 비슷한 전시는 신선하지 않다. 아시아의 현대사회와 이를 반영하는 예술성, 아시아의 청년 작가들, 아시아의 여성 미술…, 이렇게 관점과 접촉 지면을 옮기면서 아시아 미술의 실체를 드러낸다.

 

우리는 아시아 관련 국제전이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섣부를 정의보다는 그 실체를 드러내고 규명하는데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어느 시점에서 아시아현대미술전은 비엔날레 체제로 바꿔져야 한다고 본다.

 

광주, 부산처럼 독립된 조직 아래 전문화된 스태프들이 효율적으로 준비해 가면서 당해 행사에 부합되는 감독을 뽑아 이슈를 만드는…, 더 객관화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 열리고 있는 아시아현대미술전에 더 깊은 관심이 요구된다.

 

문화와 예술을 더 넓고 높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통이 깊은 전북에서 광주, 부산과 어깨를 겨루면서 차별화된 국제전을 키우고 국제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전북의 미술이 국제적 무대에서 우뚝 서기 위하여, 어느 날 그날이 오기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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