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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의 변신,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다 ③ 청주 동부창고와 연초제조창] 10년간 방치된 산업시설, '시민 문화놀이터'로

지역 예술인들 문화공간 조성 제안 / 市 매입, 문화센터·미술관 등 변신 / 공예비엔날레·아트페어 등 열기도 / 2019년 재생완료, 지속성 확보 관건

▲ 청주공예페어가 열리고 있는 연초제조창 건물 내부. 공예비엔날레 전시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박형민 기자

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에 위치한 동부창고는 지난 2014년부터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특히 동부창고는 7개의 창고동 외에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등이 들어서는 옛 연초제조창 건물과 연료가공공장을 리모델링한 첨단문화산업단지와 어우러져 대규모 문화지구로 단장될 예정이다. 이들 시설이 차지하는 면적만도 13만2000여㎡. 현재 문화재생이 이뤄지는 국내 산업유산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지역 경제 이끌던 산업시설

 

지난 1946년 건립된 청주 연초제조창에는 사무동과 훈증실 등이 있었던 연초제초장 본 건물과 연료가공공장, 담뱃잎 보관창고였던 동부창고 7개 동이 남아있다. 연초제조창은 연간 100억 개비 이상의 담배를 생산,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수출하는 등 청주지역의 대표적인 산업시설이었다. 연간 3000여명이 넘는 근로자가 일했으며, 주변에 선술집이 100여개나 될 정도로 지역 경제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담배공장 현대화계획에 따라 1999년 폐창됐고, 2004년 가동이 완전히 중단됐다.

 

이들 시설가운데 연료가공공장은 일찍이 첨단문화산업단지로 옷을 바꿔입었다. 2000년대 초반 문화콘텐츠와 정보영상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청주시는 연료가공공장을 관련기업 입주단지로 조성했다. 현재 이곳에는 기업 90여곳과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등이 입주해 있다.

 

△청주시, 부지 매입 문화공간으로

▲ 청주 동부창고와 연초제조창 전경. 앞쪽 7동이 담뱃잎창고였고, 뒷쪽 굴뚝 있는 건물이 연초제초장. 사진제공=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동부창고와 연초제조창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려는 논의는 지역 예술인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연초제조창은 대규모 산업단지와 이웃한데다 인근에 대학 등 교육기관이 자리하고, 교통요지여서 개발 요구가 높았다. 하지만 청주시는 부지를 매입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청주문화산업재단에 일을 맡겼다.

 

동부창고는 지난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에 선정되면서 공간의 변신이 시작됐다. 7개 동 가운데 2개 동(34동, 35동)을 우선 시민들의 문화놀이터로 조성했다. 2곳은 지난해 10월 공식 개관했는데, 한 곳은 교육시설 중심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다른 한 곳은 공연예술 연습장으로 꾸몄다.

 

또 다른 창고(36동)도 2017년 3월 개관을 목표로 새단장 하고 있다. 이곳은 생활문화센터로 조성될 예정이다. 나머지 4곳 중 한 곳(37동)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으로, 또 다른 곳(38동)은 동부창고의 역사를 기억하고 보존하는 아카이브 공간, 다른 두 곳(6동, 8동)은 공예디자인 창작유통 공간으로 꾸밀 방침이다. 또한 창고 마당은 벼룩시장이나 공연 등이 가능한 문화놀이터로 조성할 예정이다.

 

△시민 문화예술활동 중심 공간

▲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조성된 동부창고 34동 내 목공예실. 교육프로그램 등이 열린다. 박형민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커뮤니티 플랫폼과 공연예술연습장은 청주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목공예실과 조리실 세미나장 등은 저렴하게 대관하는 데 쉼없이 가동되고 있다.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자체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공연예술연습장은 2019년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을 받아 운영하며, 커뮤니티 플랫폼은 청주시가 지원한다.

 

이처럼 동부창고 문화재생의 중심은 시민이다. 김미라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문화도시재생팀장은 “동부창고 문화재생은 시민들의 문화예술활동 거점공간 조성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주민들이 공간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교류하는 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커뮤니티 플랫폼은 올해 초 문화재생 우수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

 

△문화콘텐츠 집적화로 시너지 기대

 

이웃한 연초제조창도 문화콘텐츠로 채워지고있다. 특히 연초제조창 일부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들어선다. 연초제조창 남관 건물(5층, 연면적 1만9800㎡)에 미술품수장보존센터를 마련, 2019년 5월 개관할 예정이다.

 

연초제조창 건물 일부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011년부터 청주시는 연초제조창 2층 공간에서 비엔날레를 열고 있다. 건물내에 독립공간인 훈증실이 잇따라 들어선 구조여서 공간 활용도가 높다. 청주공예아트페어도 이곳에서 열린다.

 

연초제조창은 건물의 원형을 보존했으며, 공예디자인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드웨어 콘텐츠 어우러져

 

청주의 연초제조창과 동부창고 문화재생은 현대미술관 청주관이 개관하는 2019년쯤 재생사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곳은 미술관과 시민문화예술센터, 첨단문화산업단지라는 하드웨어에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과 현대미술, 공예가 채워져 청주를 대표하는 문화거점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아미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문화도시재생팀 연구원은 “이들 공간을 예술성과 시민성이 공유되는 공간으로 특화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소가 지닌 고유한 특성을 보존하면서 이용하는 시민과 예술가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동시에 현 시대의 문화를 미래 세대로 이어내는 매개가 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순차적으로 재생이 이뤄지는 동부창고 등도 과제가 있다. 김 연구원은 “인구가 적은 구도심에 자리한데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수익기반 확보, 특화된 콘텐츠 개발 등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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