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역 맞서 건립 여론 / 전북내 지역간 갈등 우려 / 도민 공론장 마련해야
세종시와 충남 논산시에서 KTX역 신설 움직임이 일면서 도내에서도 혁신도시 KTX역을 신설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전북도는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혁신도시역 신설보다는 기존 익산역 활용 방안을 제시하면서도, 논산역 신설이 추진되면 혁신도시역 신설의 맞불을 놓겠다는 애매한 입장이다.
그러나 KTX 혁신도시역 문제는 혁신도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점에서 도가 입장을 확실히 정하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혁신도시역에 대한 지역간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도민들의 합치된 의견을 찾기 위해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내에서는 혁신도시와 가까운 김제 순동사거리 주변에 역사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과 혁신도시내 역사 신설, 기존 김제 부용역 활용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철도시설공단 등의 분석에 따르면 김제시 순동사거리와 혁신도시내에 역을 신설하는 방안은 현재의 익산역을 이용하는 것에 비해 거리, 시간, 비용 상의 이점이 없다.
김제시 순동사거리의 경우 호남고속철도가 지나는 위치라 노선을 변경할 필요는 없지만, KTX이용객 수요에 맞추기 위해서는 2000억 원의 비용을 들여 역을 신축해야 한다. 하지만 ‘철도건설법 시행규칙 제22조(원인자의 비용부담원칙)에 따라 사업비의 대부분을 해당 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한다. 재정자립도가 9.8%, 재정자주도가 57%인 김제시의 입장에서는 역사 신설을 추진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럽다.
혁신도시역의 경우 호남고속철도 노선에 위치하지 않기 때문에 노선과 역사 모두를 신설해야 하는 상황이다. 30㎞에 이르는 노선을 신설하는 데 1조 4000억 원, 역사를 신축하는 데 2000억 원 등 모두 1조 600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나 어떤 방안이든 혁신도시역은 기존역인 익산역과 정읍역 사이에 위치해 저속철 논란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전북도는 KTX역을 신설할 경우 김제시, 익산시, 완주군 간 지역갈등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지역 도의원들은 KTX 신설에 대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익산시를 지역구로 둔 도의원들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완주군을 지역구로 둔 도의원들은 “역을 꼭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전북도는 기존의 익산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혁신도시와 익산역 간 셔틀버스, 순환버스 등 연계 교통망 확충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다만 저속철 논란을 의식해 KTX 논산훈련소역 타당성 조사 결과를 보고 김제역 신설 방안 등을 제시하겠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혁신도시역 신설 문제가 정치적 논란을 부를 가능성이 있지만 전북도가 전북 발전이라는 큰 방향에서 어떤 방안이든 확실한 입장을 정해 후속 대책을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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