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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목판 복원… 다시 찍어내는 '완판본 심청전'

안준영 완판본문화관장과 제자들 / 10년 작업 끝에 상·하권 복각 완성 / 28일부터 연말까지 간행집 등 전시

▲ 안준영 완판본문화관장과 제자들이 복각한 ‘완판본 심청전 하권’ 목판.

전주에서 찍어낸 책을 뜻하는 ‘완판본’은 전국에 한글을 널리 보급한 당대 출판문화의 중심이자 전주의 문화적 자산이었다. 특히 ‘완판본 판소리계 소설’은 당시 대중예술인 판소리를 한글 소설화한 것으로, 서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한글 보급에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현재 완판본 한글고전소설의 목판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목판을 제작하는 기술인 판각 기능의 전수도 이어지지 않았다.

 

이를 아쉬워하던 이산 안준영 완판본문화관장(대장경문화학교장)을 중심으로 완판본을 복원하고 맥을 이으려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10년 전부터 완판본을 대중화 시켰던 완판본 판소리계 소설 중 하나인 심청전의 목판을 복각하기 시작했고 최근에서야 작업을 마쳤다.

완판본 심청전 상·하권의 목판 복각과 출판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 전시 ‘100년 만에 핀 꽃, 완판본 심청전’이 오는 28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전주 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중영)에서 열린다. 기념식은 28일 오후 2시.

 

이번 전시는 10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새롭게 복각(復刻)·출판한 심청전을 다시 만나는 자리다. 이산 안준영 관장과 문하생들이 목판으로 복각(復刻)한 심청전 상·하권과 간행집이 공개된다. 복각된 완판본 심청전은 1906년 전주 서계서포(西溪書鋪)에서 간행된 완서계신판(完西溪新板)을 모본으로 했다.

 

목판 제작과정 전시는 물론 가장 최근 복각한 심청전 하권의 중요 대목을 현대어로 풀이해 이야기를 더했다.

▲ 안준영 완판본문화관장과 제자들이 복각한 ‘완판본 심청전 하권’ 간행집.

현재 목판 복원 사업은 대부분 국가·기관 주도로 진행되는데, 이처럼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복원이나 복각을 시작하고 책 간행까지 마친 경우는 이례적이다. 안준영 완판본문화관장은 “목판을 만든다는 것은 단절됐던 완판본 문화를 잇는다는 것”이라며 “매년 한글날 주간을 기점으로 전시, 체험, 문화행사 등으로 문화 원형 전승의 중요성과 완판본의 가치를 널리 홍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전주가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지속적인 관심 아래 완판본과 고(古)인쇄술의 기술, 재료, 인력이 응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8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기념식에서는 참여 각수 소개를 비롯해 인쇄 시연, 전통 판각 시연, 서포(책방) 현판식, 왕기석 명창·판打stick 축하공연 등이 열린다. 오후 7시에는 ‘전주 서포거리(책방골목)의 의의와 가치’를 주제로 이태영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강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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