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골제 창작스튜디오' 안전문제 때문 곧 철거 / 대규모 예술행사 축소·위축 …공연장도 부족
“우리 김제는 예술인들이 작품을 내걸 전시장이 없습니다.”
김제지역 유일의 규모 있는 전시장인 ‘벽골제 창작스튜디오 전시장’마저 운영이 중단되면서 김제 예술인들이 “지역 문화·예술 향유·발전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전시장과 공연장이 김제에도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영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김제지회장은 지난 1일 발표한 ‘제4회 한국화 미래지향전’ 인사말을 통해 “올해 전시장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했던 벽골제의 폐교마저 안전진단에서 하위등급을 받아 철거하게 됐다”며, “걸출한 학자와 예술인들이 김제의 자랑인데 제대로 된 전시장 하나 없는 김제가 이제는 창피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전북도의 문화시설현황 등에 따르면 김제에서 지역 미술인이 작품을 걸 수 있는 전시장은 2곳. 김제문화예술회관, 벽골제 창작스튜디오 2층에 위치한 전시장이다.
그러나 김제문화예술회관 내 갤러리는 454㎡(약 137평) 규모로, 건물이 노후화 된데다 공간이 작아 그림 40점을 채 걸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다.
벽골제 창작스튜디오는 폐교된 백제초등학교를 재단장한 것으로, 2층은 전시장으로 쓸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지난 7월 김제시에서 진행한 정비안전진단에서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아 철거될 예정이다. 건물이 낡은 탓으로, 사고·붕괴 등의 위험이 있어 당장 올 하반기부터 운영이 중단됐다.
전국 미술인 80여 명을 초대해 벽골제 창작스튜디오에서 열던 ‘한국화 미래지향전’은 결국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고, 초대작가를 절반으로 줄여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치렀다.
김제 미술인들은 창작을 해도 선보일 수 있는 주요 통로가 사라졌다. 성황리에 치러지던 대규모 지역 예술행사들도 축소되고 있다. 국가 정책적으로도 지역별 문화 격차 해소를 외친지 오래지만 김제의 지역 문화·예술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북지역 일부 시·군에서도 지역 문화·예술 육성과 지역민의 향유 필요성을 느끼고 시설이 조성되고 있다. 정읍시의 경우 지난 2015년 정읍시립미술관을 개관했고, 남원에서도 사립으로 운영되는 ‘수지미술관’이 생겼고, 시립미술관도 운영될 예정이다.
그러나 김제시는 전시장 등 지역 예술인을 위한 공간 마련에 대해 미온한 입장이다. 시는 창작스튜디오를 철거한 후 농악체험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으며, 전시장 조성 계획은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김영 김제예총회장은 “전시장뿐만 아니라 공연장도 부족해 수변공원에서 공연을 하다 인근 주민들에게 민원 제기를 받고 있다. 현재 김제예총 회원만 600여 명으로, 적지 않은 예술인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다. 김제 예술인들은 기본 토대인 전시장, 공연장 조성을 위해 각성하고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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