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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왜?…성추행 논란 속 '고은 시인 조명' 강연 논란

전북문인협회, 29일 이복웅 시인에 강연 부탁
문학인·도민들 “협회, 심각성 인지 못해” 지적

▲ 고은

전북문인협회가 성추행 파문에 휩싸인 고은 시인을 재조명하는 강연을 마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군산에서 열린 고은 시낭송회가 전국적인 비난을 받고 도시마다 고은 조형물·도서관 등 시인의 흔적 지우기에 진땀인 상황에서 고은 시인을 ‘문학의 장’으로 소환한 것은 ‘미투’로 추락한 고은 시인을 띄워주기 위한 문단 내 움직임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북문학관에서는 29일 오후 3시 ‘시인 고은에 대한 잡론- 삶과 문학 그리고 현실’을 주제로 한 강연이 열린다. 문학관을 수탁 운영하는 전북문인협회가 ‘2018 전북문학관 문예 아카데미 특강’의 일환으로 이복웅 시인에게 고은 시인의 삶과 작품, 현재의 상황에 대한 강연을 부탁한 것.

이에 대해 일부 문인과 도민 사이에서 비난이 일고 있다. 연이어 폭로된 그의 성추행을 작품으로 대신 용서 받을 수 없고, 더욱이 고은 시인의 사과와 반성도 없는 상태에서 그에 대한 문학 활동이 이어지는 것은 우선순위가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강연자로 나선 이복웅 시인은 “고은의 행동을 정당화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의 변명에 나도 화가 나고 잘못은 강연에서 지적할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그의 순수 문학성까지 ‘미투’에 휘말려 매도돼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어김없이 문학인의 도덕성과 작품성을 분리할 것인가에 대한 시각이 교차하는 가운데 지역 여론은 대체로 냉담하다.

지역 문인 A씨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역시 행정과 도덕성을 분리해서 봐야 하나. 그렇다면 왜 직위를 내려 놓겠나. 더욱이 자아가 투영되는 문학을 작가와 작품을 분리한다면 진정한 문학으로 볼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전북문인협회가 ‘미투’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인 B씨는 “문학인을 대표하는 문협이라면 문학계의 성폭력, 작품성과 도덕성 분리 논란 등을 지적하고 공론화해 자정운동을 해도 부족할 판에, 현 시국에서 고은에 대한 특강이라니, 사리 분별을 하지 못한 결정이다”며 “고은 시인의 현 상황에 대해 말한다 해도 그걸 직접 본인이 밝혀야지 왜 누군가가 대신 해줘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류희옥 전북문인협회장은 “문단 대선배를 보고 글쓰기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처신도 잘 하자, 경각심을 갖자는 취지로 준비한 것”이라며 “(논란이 불거진만큼)강연자와 상의해 강연 내용을 일부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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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oo #미투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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