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역 장애인복지시설 원생들, 이색 ‘자기표현대회’
#손가락이 붙는 에이퍼트증후군을 앓는 예담이는 소방관이 되고 싶어 한다. 불이 났을 때 사람을 구해주고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고, 위험한 곳에서 사람을 구해주는 그런 일을 하고 싶다. 주변에선 손가락이 붙어 소방관이 될 수 없다고 하지만 예담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 밥도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한다.
#지적장애 1급인 창희양은 자신이 생활하는 원내 자치회장이 꿈이다. 지난 선거에선 아쉽게 떨어졌지만 내년에 출마할 공약을 지금부터 준비 중이다.
#지적장애 2급인 원일씨는 불편한 몸이지만 산행을 좋아한다. 동료들의 응원에 힘을 얻어 시작한 산행은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까지 정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제는 더 높은 세계의 명산을 오르는 게 꿈이 됐다.
신체적 자유를 맘껏 누리진 못하지만 불편함을 극복하며 꿈을 펼치고, 새로운 꿈을 꾸는 익산지역 장애인복지시설 원생들이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특별한 ‘자기표현대회’의 무대에 섰다.
두근거리고 떨린다면서도 11팀의 참가자들은 자신의 꿈을 당당하고 용기있게 발표했다.
지적장애인거주시설 동그라미(원장 박호수)가 지난 25일 개원 20주년을 맞아 익산지역 장애인거주시설 원생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자기표현대회’를 개최했다. 지적장애인 권리선언문 낭독을 시작으로 예능영역 5팀과 언어영역 6팀 등 총 11팀이 나섰다.
이번 대회의 언어영역에에선 에이퍼트증후군을 앓으면서도 소방관의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는 맑은집에서 생활하는 예담이가, 예능영역은 청록원에서 생활하며 7인조로 구성된 타악기 연주팀 ‘블루엔젤스 콰이어’팀이 대상을 차지했다.
심사에 나선 손문엽 장애인복지시설협회 전북협회장은 “오랫동안 준비한 11팀의 발표를 보며 즐거우면서도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며 “꿈을 꾸며 그 꿈을 향해 노력하는 분들의 꿈이 반드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그라미 박호수 원장은 “지역사회와 함께 은혜와 행복을 나누는 동그라미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희망과 사랑을 키우고 단련하기 위해 쉬지 않고 뛰어온 참가자들을 비롯해 꿈과 희망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장애인들이 목표를 달성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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