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 메드베데프, 0-2로 뒤지다 2-2 만들었으나 분패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700만달러) 정상에 올랐다.
나달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를 4시간 50분 대접전 끝에 3-2(7-5 6-3 5-7 4-6 6-4)로 제압했다.
2017년 이후 2년 만에 US오픈 패권을 탈환한 나달은 올해 프랑스오픈과 US오픈 등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385만달러(약 46억원)다.
US오픈에서 2010년, 2013년, 2017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정상에 오른 나달은 자신의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횟수를 19회로 늘렸다. 이는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인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의 20회에 하나 모자란 수치다.
이번 대회에서 나달이 우승하면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나달, 페더러의 ‘빅3’ 독주 체제는 올해도 계속됐다.
이들 세 명 이외의 선수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최근 사례는 2016년 US오픈 스탄 바브링카(24위·스위스)다.
나달보다 10살 어린 메드베데프는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결승에 진출, 2016년 윔블던의 앤디 머리(328위·영국) 이후 3년 만에 ‘20대 메이저 챔피언’에 도전했으나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4개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3회의 성적을 내며 9일자 세계 랭킹에서 4위까지 오르게 됐다.
1세트 게임스코어 6-5로 앞선 나달은 메드베데프의 서브 게임에서 상대 실책과 깊숙한 대각선 포핸드에 이은 발리 득점으로 0-30을 만들었다.
이후 30-40으로 세트 포인트를 잡은 상황에서는 네트 앞으로 대시한 메드베데프의 키를 넘기는 절묘한 로브 샷으로 1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를 6-3으로 끝낸 나달은 3세트 게임스코어 2-2에서도 먼저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세트 스코어 3-0으로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메드베데프가 나달의 서브 게임을 따내며 맞받았고 결국 3세트를 7-5로 따내며 승부를 장기전으로 끌고 갔다.
198㎝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력적인 스트로크가 살아난 메드베데프는 4세트를 6-4로 이겨 대역전 희망까지 품게 됐다.
그러나 메드베데프의 상승세는 5세트 중반에 꺾였다.
왼쪽 다리에 테이핑을 하고 다소 불편한 모습을 보인 메드베데프를 상대로 나달은 코트 앞뒤로 많이 뛰게 하는 드롭샷, 슬라이스샷 등을 자주 구사하며 괴롭혔다.
결국 게임스코어 2-2에서 나달이 상대 서브 게임을 2번 연달아 브레이크했고 메드베데프의 ‘코트 위 쿠데타’ 시도는 무위로 끝났다.
메드베데프는 2-5로 뒤진 상황에서 나달이 자신의 서브 게임을 더블 폴트로 내주는 틈을 타서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나달이 30-40에서 서브 시간 초과가 됐고 이어진 세컨드 서브는 라인 밖으로 나가며 어이없이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메드베데프가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4-5로 추격하고, 다음 나달의 서브 게임에서도 브레이크 포인트까지 잡았으나 끝내 5-5를 만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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