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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그리고, 남편은 글쓰고…부부의 정다운 ‘동행’

민화 화가 이경숙 작품전, 14~23일 전북도청 기획전시실
남편 안관엽 시인, 삶·자연에 대한 감상 담은 시 함께 전시
“남편의 신뢰와 지지, 10여년 작업 매진하는 데 큰 힘 됐죠”

민화 화가 이경숙 작품전이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15일 이경숙 화가(오른쪽)와 남편인 안관엽 시인(왼쪽)이 손을 잡으며 태조어진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민화 화가 이경숙 작품전이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15일 이경숙 화가(오른쪽)와 남편인 안관엽 시인(왼쪽)이 손을 잡으며 태조어진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아내가 그린 ‘민화’와 남편이 쓴 ‘시’가 만나 함께 발 맞춰 나아가는 동반자의 삶을 이야기한다.

오는 14일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첫 선을 보이는 ‘동행’展. 전통민화를 그리는 이경숙 화가의 두 번째 개인전으로 23일까지 10여 일간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히 이경숙 화가의 남편 안관엽 시인이 쓴 시가 함께 한다.

전시 첫날인 14일 오전, 작품 설치로 분주한 전시실에서 이경숙(65) 화가와 안관엽(69) 시인을 만났다. 80여점에 달하는 민화 작품은 전시실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도 미처 다 걸지 못해 바닥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다.

이경숙 화가는 전통민화를 중심으로 올곧게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2010년 전북전통민화회원전을 시작으로 지산회, 한국민화진흥협회, 한국미술협회, 한중일예술초대전, 국제초청교류전 등에서 참여했다. 한국미술협회 민화분과 이사이자 전북전통공예협회·한국민화진흥협회 심사위원으로 있으며 현재 예진민화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모란책가도, 봉수당진찬도, 낙담헌양로연도, 금강산만물 초승경도 등 세밀한 묘사가 단연 돋보이는 작품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특히, 작업기간만 3년반이 걸렸다는 태조어진은 십장생화, 문인화, 책가도, 문자도, 풍속도 등 민화의 10여장르를 모두 섭렵한 이경숙 화가의 솜씨를 짐작케 한다.

"민화는 우리 생활을 진솔하게 담아내요. 색깔과 재료도 자연의 것을 보니 친숙하죠. 제 고향인 전북에서 꾸준히 민화작품을 선보이고 싶어요. 우리 것을 지켜나가는 작업은 오랜 세월이 결실을 맺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경숙 화가는 ‘민화 홍보대사’로 불릴 만큼 전북지역 민화 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 민화의 매력을 알게 된 지가 16년이 훌쩍 넘었다. 그간 전북전통민화회 활동과 전북대평생교육원 민화 수업, 초대전, 작품활동에 종횡무진하면서도 한시도 붓을 놓지 않았다. 연을 맺고 민화를 가르친 제자들도 100여명에 이른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 안관엽 씨의 ‘내조’ 덕분이라고 말했다.

안관엽 시인도 그간 쌓아온 추억과 그리움을 시편으로 풀어냈다. 그것은 때로는 사랑이며, 때로는 이별의 한 장면이었다. 오랜 세월 이해하며 함께 살다보니 외모와 내면이 쏙 닮아버렸다는 부부는 ‘부부시화전’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했다.

“이왕 닮은 것 많으니 / 시답잖은 것까지 닮아보고 / 이왕지사 / 별스럽게 같이해 보자고 / 부부시화전을 열기로 했다.” (안관엽의 시 ‘동행’ 中)

이번 전시에서는 인생고비, 능소화, 아침의 신록, 신호등, 그릇 깨는 소리 등 다섯 편을 선보인다. 보다 많은 글은 전시 책자에 실었다.

안관엽 시인은 “제 글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내 스스로의 감정을 다 드러낼 수 있도록 쓰고 싶다”며 “아내도 지금껏 해왔듯이 앞으로도 건강을 헤치지 않으면서 민화세계를 올곧게 이끌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부의 다정한 면모는 이처럼 전시장 곳곳에 녹아있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속도를 맞춰 걸어나가다보니 발걸음마저 닮아버렸다는 말. 부부는 30년 이상 이어갈 앞으로의 동행을 그리며 글과 그림으로 그 약속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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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시화전 #동행 #이경숙 #민화화가 #개인전 #안관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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