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관계, 여성의원 퇴장 요구 거부
식물 의회 우려 증폭…전 의장단 책임론
김제시의회 제8대 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의장단 선거가 ‘현직 의원 불륜 스캔들’에 또다시 발목이 잡혀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1일 238회 임시회는 불륜 스캔들의 당사자인 유진우 의원이 상대 B 여성의원에게 막말을 쏟아내 산회되더니, 3일 열린 239회 임시회는 B의원이 퇴장 요청을 거부하면서 파행을 겪었다. 이날 유 의원은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후반기 원구성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섰고, 이에 따른 시의회 기능 마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불륜 스캔들 의원에 대한 ‘늑장 징계’ 비판과 함께 ‘전반기 의장단 책임론’도 증폭되고 있다.
△시민 분노…시의원들 자성 목소리
“불륜 의원 사퇴하라. 간통 의원 나가라.”
김제 시민들은 시의원 도덕성을 놓고 거침없는 분노를 토해냈고, 시의원들은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3일 오전 시의회 본회의장 방청석을 가득 채운 시민은 “불륜 의원, 의장단 선거 참여 웬 말이냐”며 즉각 퇴장과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징계를 미룬 시의회 해산’도 요구했다.
특히, 전 의장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번 사태에 대한 전반기 의장단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이날 오상민 의원은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불미스러운 사태를 키운 것은 김제시의원 모두의 책임이다”며 “의장단 선거 표 계산만을 하고 불륜 스캔들 두 의원을 참여시키려는 의원들이 있다. (의장직) 욕심을 내려놓고 시민을 먼저 생각하고 시민만 봤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시의원 간 의견차 뚜렷…결국 무기한 산회
이날 본회의에서 김주택 의원은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오늘 또다시 원구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모든 의원에게 귀결될 것이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정회하거나 산회해 의장단 구성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차순위 의장 직무대행을 지정해 회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오상민 의원은 ‘용기있고 정의로운 행동을 보여달라’며 B의원에게 퇴장을 요청했다.
임시의장을 맡은 김복남 의원도 B의원에게 퇴장을 주문했지만, B의원은 “퇴장 안 합니다”며 끝내 자리를 지켰다.
이에 김 임시의장은 △윤리특위를 끝까지 처리한 후에 의장단 선거를 할 것인지 △시민 공청회를 통해 불륜사건을 해결한 후에 의장단 선거를 할 것인지 △불륜사건 의원을 참여시키지 않고 투표를 진행할 것인지 등 세 가지 제안을 내놨지만 시의원들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김영자 의원(가 선거구)은 “세 가지 안에 대해 한 분이라도 동의를 안 한다면 본회의장에서 선거는 있을 수 없다”며 무기한 연기를 주장했다.
무소속 이병철 의원은 “투표하는 데 무엇이 두려워서 시의회를 망신시키고 있는지 안타깝다. 이런 사태까지 시민을 동원하는지 묻고 싶다. 더불어민주당 일색인 이 의회를 믿고 진행하자”고 받아쳤다.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자, 김 임시의장은 무기한 산회를 선포했다. 본회의 개회 30여 분만이다.
산회가 선포된 후 김주택 의원은 “시의원 14명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제부안지역위원회는 김제시의회 의장단 구성과 관련 당 소속 시의원의 해당 행위가 밝혀지면 엄중하게 징계할 방침이다. 민주당 김제지역위는 지난달 27일 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무기명 투표를 진행하고, 김복남 의원을 의장 후보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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