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기름 유출 사고 책임을 물어 재판에 넘겨졌던 완주군 지역 농협 간부에게 무죄가 선고되면서 책임 공방 등의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지법은 최근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64)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완주군 한 지역농협 상임이사로 근무하던 지난 2019년 농협이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사고 책임자로 지목돼 기소됐다.
지난 2019년 4월 해당 주유소 인근에서 지하수에 기름이 섞여 나온다는 민원인의 신고가 접수됐고, 완주군은 특별사법경찰 권한으로 조사에 나섰다. 조사결과 해당 주유소 저장탱크에서 2019년 4월13일부터 18일까지 6일 동안 504리터의 휘발유가 유출돼 지하수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완주군은 A씨에게 관리 책임을 물어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A씨를 기소했다.
문제는 유출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농협 대표인 조합장은 조사하지 않고, 부하 간부인 A씨를 수사했다는 점이다.
A씨는 조사 당시부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시설 관리 책임은 농협의 대표인 조합장에게 있는데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사건을 조사한 완주군 관리책임 부서의 과장과 해당 농협 조합장이 친형제라는 점에서 의혹은 더 짙게 불거졌다.
하지만 완주군 과장과 농협 조합장 두 형제는 책임 소재에서 벗어난 채 재판이 진행됐다.
법원은 1년여 동안 재판 끝에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휘발유가 누출된 사실은 공소사실에서 나온 것과 같이 분명하다. 이 사건은 고정자산에 해당하는 주유소의 배관에 대한 관리·감독 업무가 누구에게 부여되고, 그에 따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 것인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면서 “해당 농협 고정자산관리규정에 의하면 고정자산인 주유소에 대한 수선 등 관리자는 조합장으로 규정돼 있고, 주유소 관리가 상임이사에게 위임됐다고 볼 규정은 없는 사실, 고정자산 보수를 위해 총회나 이사회 의결을 거쳐 조합장의 결재 과정이 필수적으로 포함돼 있어 상임이사 혼자 배관 수리를 진행할 수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고정자산(배관)에 대한 관리와 감독에 대한 업무의 분장과 최종적인 책임이 피고인(A씨)에게 있다고 규정된 것이 분명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정원·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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