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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와 창암 합작한 묘비 문화재 추진한다

용진 정부인 광산김씨 묘비, 봉동 김양성 묘비

조선 3대 명필로 불리는 추사 김정희(좌)와 창암 이삼만(우)의 서채.
조선 3대 명필로 불리는 추사 김정희(좌)와 창암 이삼만(우)의 서채.

조선 3대 명필로 불리는 추사 김정희와 창암 이삼만의 서체로 비문이 새겨진 묘비에 대한 전라북도 유형 문화재 지정이 추진된다.

당대 명필 2명이 하나의 묘비석 비문을 공동작업했고, 추사가 비문을 쓴 예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문화재 가치는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완주군과 완주문화원에 따르면 용진읍 상운리에 있는 ‘정부인 광산김씨 묘비’와 봉동읍 은하리에 있는 ‘김양성 묘비’에 새겨진 비문 서체는 추사와 창암의 것으로 확인됐다.

1833년 제작된 것으로 확인되는 광산김씨 묘비 전면의 ‘貞夫人光山金氏之墓’는 추사가 예서로 썼고, 후면의 글씨는 창암이 해서(楷書)로 썼다. 후면 비문의 말미에 글씨를 쓴 김정희, 이삼만 이름이 새겨졌다. 비신(碑身)은 석질이 우수한 오석이며, 170년이 지났지만 서체 등이 완벽한 원형을 갖추고 있다.

창암의 글씨로 쓰여진 후면 비문은 정부인 광산김씨의 가계와 부군 전주최씨 문충공의 후손 창익의 행적 등을 담고 있다.

봉동읍 은하리에 있는 김양성의 묘비도 추사와 창암이 합작했다. 同知中樞府事金公養誠之墓 등 전면에 새겨진 21자는 추사가 예서로 썼고, 후면 비문 내용은 창암이 해서로 썼다.

완주문화원 배순향 사무국장은 “김양성 묘비와 정부인 광산김씨 묘비는 추사와 창암의 합작 작품으로 매우 중요한 금석문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완주군청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문화가 있는날, 탁본에서 찾은 놀라운 역사 속 인맥’ 전시회를 찾아 추사와 창암의 서체를 확인한 박성일 군수는 “이들 묘비에 대한 문화재 지정을 추진해 보라”고 말했다.

완주군 관계자는 “묘비는 이장 등 유동적 상황이 예상돼 후손들의 입장을 들어보아야 하는 등 절차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완주지역 묘비 등 금석문은 봉동읍 제내리 충숙공 표옹 송영구 신도비를 비롯해 화암사 중창비, 송광사 개창비, 안심사 사적비, 남관진개창비, 봉동 무등리 입석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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