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가격 하향세로 돌아 섰지만 과도한 시공비 인상 요구에 시행 사 측 난감
“철근 줄 테니 선급금 달라”...선급금 입금 받고 잠적해 시공업체 지제보상금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던 철근가격이 하향세로 접어드는 등 건설자재 가격이 요동을 치면서 이를 둘러싼 건설업계의 분쟁도 심화되고 있다.
20일 전북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전북지역에 공급되는 철근 가격은 톤당 140만원을 넘어섰고 시멘트 가격 인상에 따른 레미콘 가격도 사상 최대 인상폭을 기록하면서 자재대란에 따른 시공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돼 왔다.
최근 들어 기름 값도 소폭 내려간 데다 철근가격이 톤당 110만 원 대로 하락하면서 자재대란이 진성 세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재가격 인상을 둘러싼 분쟁은 여전히 지속되면서 자재대란에 따른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
실제 전주지역에 400여 세대의 아파트를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시행 사는 요즘 시공사와의 갈등으로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건설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시공업체가 시공비 인상을 요구한 건데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인데다 자재가격 상승비에 시공사의 이윤까지 포함한 금액을 요구하면서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로 보여지고 있다.
결국 시행 사는 이 시공사의 다른 현장 시행 사들과 함께 연대해 항의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시공사가 쉽사리 의지를 꺾지 않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건축자재를 둘러싼 사기사건도 발생했다.
완주군에서 건축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A건설사는 지난 2월 7억 여원에 도급계약을 맺었지만 그동안 철근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구입하기도 어려워 고민에 빠졌다가 수소문 끝에 100여 톤 규모의 철근공급계약을 맺었다.
당시 철근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여서 선급금 50%조건으로 계약을 맺고 7000여만 원을 미리 송금했지만 이 업체가 잠적하면서 두달 동안 공사를 진행하지 못해 지제보상금을 내야할 처지에 놓였다.
공사를 마쳐도 떼인 돈만큼 이윤이 남지 않아 적자가 뻔 한데 지체보상금까지 물게 된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재가격이 요동을 치면서 건설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언제 다시 치솟을지 걱정이 크다"며 "자재가격을 둘러싼 분쟁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시공사와 시행사간 적절한 협의와 행정기관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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