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동화는 누가 읽어도 ‘좋다’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일 것이다. 이런 동화는 발상이 재미있거나 울림이 있고 이야기 구성의 완결성이 높은 작품이다.
본심에 오른 작품은 제목과 관점이 새로웠다. 하지만 이야기를 밀고 가는 힘이 아쉬웠다. 문제 해결 방식도 아이 스스로 노력하고 맞서기보다 등장시킨 대상물에 의존하도록 구현되었다. 판타지를 구현할 때 동화라고 해서 아무런 장치도 없이 마법이 일어나고 그냥 사라져 버리는 건 곤란하다. 이번 본심은 이런 관점에 중심을 두고 심사에 임했다.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거짓말 가방>과 <우주보안관이 된 우리 엄마>이였다. <거짓말 가방>은 발상이 새롭고 요즘 아이들에게 심각한 ‘거짓말’을 소재를 다루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판타지 설정에 있어 엄마가 샀던 하얀 에코백이 거짓말을 담는 가방으로 변하는 전개가 결정적으로 설득력을 주지 못했다. <우주 보완관이 된 우리 엄마>는 어린 수아를 두고 죽음을 맞이해야하는 아픈 엄마와 딸의 이별 과정을 담담하게 구현한 동화다. 부모와 자식 간의 이별은 그 어떤 슬픔보다 아프고 괴로운 일이다. 어린 아이일수록 엄마의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엄마는 어린 딸에게 달나라에 외계인이 숨어 있어 그 외계인과 싸울 수 있는 지구인으로 엄마가 선택되었다고 한다. 엄마를 따라가겠다는 딸에게 한 번 달나라에 가면 오래 걸리니까 안 된다며 대신 망원경으로 항상 지구를 내려다보겠다는 발상자체가 새롭다. 절제된 이야기 전개로 울림을 주는 이 작품은 뜻하지 않게 부모와 이별한 어린 친구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깔끔한 문장도 이 작품의 지닌 미덕으로 꼽을 수 있다. 다만 어른 시각의 상황 전개가 조금 아쉬웠다. 동화 한편을 완성시키는 일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앞으로 더 정진해서 크게 발전하리라 믿는다. /심사위원 김자연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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