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정치 ‘신인발굴 제로’, ‘청년·여성 전멸’
전직 중진의원과 현역 대결구도
새로운 인재발탁 대신 기존 정치인들 약진
50~60대 주류층이 지역정치 잠식
4월 10일 실시되는 22대 총선 전북 선거판에서 정치신인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한때 정치권에 유행처럼 번졌던 청년, 여성 정치인 발굴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현재까지 흐름을 볼 때 전북 총선 판도는 ‘신인발굴 제로’, ‘청년·여성 후보 전멸’이라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무조건 정치신인이나 청년 또는 여성 정치인을 우대하는 현상에도 문제가 있지만, 이번 선거는 유독 지역 기득권이 공고해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새로운 인재를 발탁하거나 공천하기 보단 기존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출신들이 약진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외 정당에서도 당선권에 들 수 있는 정치신인이나 지역 출신 인재 발굴이 전혀 없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22대 총선은 전직 중진의원과 현역 국회의원 간 대결 구도가 가장 큰 특징이다. 또 50~60대 주류층이 지역 정치를 완전히 잠식한 점도 특이점으로 꼽혔다. 실제 전북에선 50대 초반이 ‘젊은이’로 구분될 정도로 정치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전북에선 일부 청년이나 여성들이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의회로 진출하고 있지만, 이는 지역위원장인 국회의원이 임명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다른 지역에 비해 현역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전북지역 선거의 특징이다.
이에 대해선 다선 의원 배출로 인한 경륜을 활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지역 권력이 고인물처럼 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혼재하고 있다.
실제 전북에서 민주당 단수 공천을 받은 전주갑 김윤덕, 익산을 한병도, 군산·김제·부안을 이원택 후보 모두 586 운동권 출신 현역 의원이다. 이제 김윤덕 의원과 한병도 의원은 3선 중진을, 이원택 의원은 재선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최근 군산·김제·부안갑에서 김의겸 후보를 이긴 신영대 후보 역시 재선에 한 발짝 다가섰다. 전북에서 대학을 졸업한 운동권 출신 국회의원들은 명실공히 전북 정치의 주류층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현역인 김수흥 후보와의 리벤치 매치에서 승리한 이춘석 후보는 3선 의원에 민주당 사무총장,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국회 사무총장 등을 지낸 중진 중의 중진으로 4선 고지에 가까워졌다.
전주병 역시 3선에 도전하는 김성주 후보와 5선을 통해 전북 정치 맹주를 다시 한번 노리는 정동영 후보가 맞붙고 있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 초대 국민연금 이사장 등을 지냈고, 정 후보는 노무현 정부 통일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시절 여당 대선 후보였다.
정읍·고창에선 정읍시장과 3선 의원을 역임한 유성엽 후보와 같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서울시 행정부시장으로 일했던 지역구 현역 윤준병 후보가 대결 중이다.
완주·진안·무주는 현역인 안호영 후보가 전북 연속 3선에 도전장을 던진 상황이다. 김정호 후보는 정치신인으로 분류될 수도 있지만, 지난 지선에서 완주군수에 출마한 경험이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을 지낸 정희균 예비후보의 경우 다양한 이력이 증명하듯 이미 정치권 내에선 상당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인물이었다.
남원·장수·임실·순창 박희승 후보는 판사출신으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다. 21대 총선에서도 출마해 이강래 전 의원과 당내 경선을 치렀지만 최종 후보로 선출되지 못했다. 이환주 후보는 3선 남원시장 출신이다. 성준후 후보의 경우 정치신인을 표방하고 있다. 그는 만58세로 보좌경력 등 정치권 이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하게 본선 다자구도를 띠고 있는 전주을에서 국민의힘 당적으로 전주을에 다시 출마한 정운천 의원은 이명박 정부 농림부 장관으로 재선 의원이다. 민주당 이성윤 후보는 정치신인으로 분류되지만, 문재인 정부 서울 중앙지검장을 지낸 고위직 검사였다. 그는 최근까지 현역 검사장 신분이었으나 해임당했다. 진보당 강성희 후보는 전주을 재선거에서 당선된 현역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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