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는 이유 전북 男 '결혼자금 부족', 女 '필요성 못느껴' 많아
주택 소유 부부 중 유자녀 64.0%, 주택 미소유 부부 중 유자녀 53.9%
전북 임대주택 중 공공 임대주택 34.0%, 10년 전보다 39.9%p 감소
청년들이 결혼을 늦추는 이유 중 하나로 '주거 불안'이 지목되는 가운데 실제로 주택 소유 유무에 따라 출산율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을 소유한 신혼부부의 유자녀 비중이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높은 것이다.
18일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호남·제주 조혼인율은 전북 3.1건, 전남 3.4건, 광주 3.6건, 제주 3.9건 순으로 낮았다. 조출생률도 전북 3.8명, 광주·전남 4.3명, 제주 4.8명 순이었다. 이처럼 전북은 호남·제주에서도 조혼인율, 조출생률이 가장 낮아 결혼 적령기인 청년의 혼인·출산 기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혼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 도내 미혼 남성은 '결혼 자금 부족'(29.0%)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다음으로 '결혼 상대를 만나지 못함'(18.6%)이 주된 이유로 언급됐다.
반면 도내 미혼 여성은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27.1%)이 가장 컸다. 그다음이 '결혼 자금 부족'(21.2%)이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혼 남녀 모두 결혼 자금 부족을 혼인의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전북 초혼 신혼부부 가운데 주택 소유 비중은 절반이 되지 않았다. 2022년 기준 호남·제주 초혼 신혼부부 중 1명이라도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신혼부부 비중은 전북 44.9%, 제주 45.2%, 광주 51.0%, 전남 51.8% 순이었다. 2015년 대비 전남(6.3%p)과 제주(4.0%p)는 증가한 반면 전북(-1.3%p)과 광주(-1.2%p)는 감소했다.
이를 반영하듯 주택 소유 유무에 따라 출산율도 차이를 보였다. 2022년 기준 전북에서 주택을 소유한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가 있는 부부 비중은 64.0%였다. 이들의 평균 출생아 수는 0.81명이었다.
반면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가 있는 부부 비중은 53.9%였다. 이는 주택 소유 부부보다 10%p 낮은 수치다. 또 이들의 평균 출생아 수도 0.67명으로 주택 소유 부부보다 적었다.
이같이 청년 주거 부담이 심화되는 데 반해 전북 공공 임대주택 비중은 10년 전보다 대폭 감소했다. 공공 임대주택 보급이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와 배치되는 현상이다.
실제 2022년 기준 도내 임대주택은 5982호로 이 가운데 공공 임대주택 비중은 34.0%였다. 2012년 도내 공공 임대주택 비중은 73.9%였다.
다만 공공 임대주택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양질의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공공 임대주택 분양률은 지역별 인프라 등에 따라 다르다"며 "공공 임대주택의 협소한 주거공간을 개선하고, 장기 거주가 가능한 영구·장기임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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