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방치된 폐교 서남대 활용한 전북대 남원글로컬캠퍼스 설립
지방소멸 위기 속 외국인 유학생 및 산업인력 2000여 명 유치 기대
최 시장 "성공적인 지역 재생 선례되도록 모든 행정 역량 집중할 것"
남원시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다. 옛 서남대 부지를 활용한 '전북대 남원글로컬캠퍼스' 설립이 그것이다. 시는 민선8기 최경식 시장을 중심으로 남원글로컬캠퍼스의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6년 전 서남대 폐교 이후 지속된 침체와 쇠퇴의 역사를 딛고 남원글로컬캠퍼스가 인구 유입의 거점으로서 지역에 활력을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대에서 절망으로...6년째 방치된 '애물단지' 서남대
서남대학교는 남원 시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지난 1991년 개교했다. 인구 10만이 안되는 작은 농촌도시에 50명 정원의 의대를 갖춘 종합대학이 문을 열면서 인구 유입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2018년 2월 서남대가 폐교되면서 큰 충격으로 돌아왔다. 설립자의 교비 횡령 등으로 인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뒤 교육부의 폐쇄 명령에 따른 결과였다.
서남대가 폐교되고 캠퍼스가 황폐화되자 학교 앞 상권은 몰락했다. 2000여 명의 젊은 학생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남원시내는 점차 활력을 잃고 쓸쓸히 쇠락해갔다.
특히 서남대는 도서관 건물이 15도 기울어 있을 정도로 부실 공사 투성이인 탓에 마땅한 활용 방안을 찾기도 어려웠고 재정자립도 최하위인 시에서 200억 원이 넘는 토지 매입에 선뜻 나설 수도 없었다.
이에 따라 한때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부지로 거론되기도 했던 서남대는 6년째 방치돼 잡초만 무성한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해 왔다.
지역 현안 1순위였던 서남대 활용...남원글로컬캠퍼스로 답을 찾다
시는 민선8기 들어 서남대 부지 활용 방안 마련을 지역 현안 1순위 과제로 꼽고 지난해 11월 교육부 '글로컬30' 사업에 선정된 전북대와 손을 잡았다.
전북대 남원글로컬캠퍼스 유치는 30여 년 전 서남대 설립 당시에 못지않은 지역사회의 활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최경식 시장이 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적극 추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는 2027년까지 국비 등 604억 원을 들여 서남대 부지에 전북대 남원글로컬캠퍼스를 설립한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205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서남대 캠퍼스 40만㎡와 건물 모두를 사들였다.
시는 2026년까지 시설 증개축을 마무리하고 이듬해 교욱부의 승인을 받아 4년제 기준 유학생을 포함한 1200여 명 규모로 문을 열 계획이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시와 전북대는 이곳에 지역 전통문화를 활용한 K-컬처 학부를 비롯해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한국어학당과 K-팝 학과 등을 신설해 전통과 글로벌 문화를 선도하는 대학을 표방한다.
특히 화장품과 전통목기 같은 남원 특화산업 창업 공간을 조성하고 항공·도심 항공교통(UAM), 농생명 바이오 관련 학과 등을 설치해 지역 미래 산업 성장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
남원글로컬캠퍼스 설립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자체가 앞장 서 폐교를 활용한 지역재생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현재 시는 서남대 미준공 건축물 철거와 내부 환경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원활한 외국인 유학생 확보를 위해 전북대와 협력해 유학생 수요를 파악하고 비자 발급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시는 남원글로컬캠퍼스를 통해 남원에 유입된 2000여 명의 학생들이 지역에 일자리를 창업하거나 근로자로서 그대로 머무는 것이 지속 가능성의 관건이라 보고 정주여건 조성과 기업유치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최경식 남원시장 "지역과 대학 상생의 기회 주어진 것은 기적...최선 다해 성공시키겠다"
최경식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폐교 서남대를 어떻게 재생시킬까 고민해왔는데 전북대 남원글로컬캠퍼스 설립을 통해 지역과 대학이 상생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 남원에 주어진 것은 기적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어 "남원글로컬캠퍼스에 'K-컬쳐학부'를 신설해 최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K팝 전문인력 양성의 메카로 특별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이러한 강점을 토대로 향후 남원 국제 K팝 국제학교 설립에도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 시장은 "남원글로컬캠퍼스가 설립되면 외국인 학부생을 포함해 산업인력과 창업 입주기업 등 2000여 명의 인구 유입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우리 시에서는 대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학이 완성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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