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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이슈+] 김천이 쏘아올린 '김밥축제', 역발상 통했다

김밥천국 줄인 말인 '김천' 이용 김밥축제 열어 흥행, 역대급 인파 몰려
축하 공연은 '김밥' 부른 '더 자두' 1명만 초청… 내실 있는 축제에 호평
이색라면 가득 구미 '라면축제'도 흥행…17만여명 발길, 지역경제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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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열린 김천시 '김밥축제'에서 방문객들이 김밥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제공=김천시

“김천이요? 김밥천국 말하는 거죠?”

최근 김 한 장 나지 않는 내륙도시 경북 김천시가 지명이 비슷한 것을 이용해 ‘김밥축제’를 열어 대박을 터트렸다. 지명이 비슷한 것 외에 김밥과 연관성이 없는 '김밥축제' 개최 소식에 전국 각지에서 관심이 쏟아졌다.

축제 기간인 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인구 13만 소도시인 김천시에 관광객 10만여 명이 몰리면서 SNS에는 ‘이 정도면 침략’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밥축제는 설문조사 결과에서 시작됐다. 김천시는 올해 초 ‘MZ세대를 대상으로 국내 여행 트렌드 조사’를 진행해 ‘김천’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물었다. 이에 응답자 중 대다수가 분식 가맹점인 ‘김밥천국’을 줄인 말인 '김천'이 떠오른다는 답변을 내놨다.

김밥축제를 기획한 박보혜 김천시 관광마케팅과 주무관은 "김천시와 김밥은 큰 관계가 없지만 김밥천국의 인지도를 이길 수 없다면 이미지를 활용해 김밥 그 자체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좋다는 마음으로 축제 준비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주무관은 "기존에 특별한 축제가 없었다 보니 김천시 안에서는 '일단 뭐라도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다행히 김밥축제라는 의견을 던졌을 때 내부에서 큰 반발이 없어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밥축제의 ‘대박’ 요인은 무엇일까. 

정확한 수요층 파악, 연예인에 의존하지 않는 콘텐츠, 참신한 홍보영상 등 기존 지역축제의 틀을 깬 ‘역발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축제 방문객인 시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독특한 아이디어가 SNS상에서 재차 언급되며 입소문을 탔다.

김밥축제 탄생 비화를 소개하는 SNS 게시물에는 “축제 방문객 입장에서 최대한 여러 종류의 김밥을 먹어보고 싶을 테니 김밥을 반 줄만 판매해달라”, “축하 공연으로는 ‘김밥’을 부른 ‘더 자두’를 꼭 불러달라”, “옛날 소풍 느낌이 나도록 돗자리 존을 설치해달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에 김천시 관광마케팅과는 해당 댓글들을 상단에 고정하거나 “돗자리 존 메모”라는 답글을 달아 호응했다. 실제로 이러한 내용을 김밥축제에 반영했다.

이번 김밥축제는 최대한 많은 김밥을 맛보고 싶은 방문객들을 위해 ‘반 줄 김밥’을 판매했다. 연예인도 딱 한 명 불렀다. 과거 ‘김밥’이라는 노래를 부른 ‘더 자두’를 초대해 분위기를 띄운 것. 특히 일회용품 대신 뻥튀기를 그릇 삼아 김밥을 담아주며 친환경 축제라는 호평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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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 김밥축제 홍보영상 '김천하면 김밥이지(feat.김천김밥축제)' 캡쳐

홍보 영상도 남달랐다.

김밥축제의 마스코트인 '꼬달이(김밥 꽁다리)'와 한 여성이 출연했다. 영상 내용 중 "부산 국밥, 대전 빵이라면 대구 막창, 전주 비빔밥. 우리 김천은 고민했달. 무엇으로 유명해질까 말이달. 김천 하면 김밥이라고 꼬달이가 결심했달. 김천, 김밥천국. 우리는 이제부터 김밥이달"이라는 노래가 나온다.

여기에 ‘김천’ 하면 김천시보다 김밥천국의 줄임말이 더 유명한 것에서 착안해 “이제부터 내가 김밥 위에 서겠다”는 자막과 함께 실제로 김밥 위에 선 여성의 모습을 비춰주며 화제를 모았다.

김밥축제의 뒤를 이어 경북 구미시의 ‘라면축제’까지 관심을 받았다.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2024 구미라면축제’에는 17만여 명의 인파가 몰려 화제성을 입증했다. 올해로 3회차를 맞이한 라면축제는 구미시에 전국 최대 규모의 라면 생산시설인 ㈜농심 구미공장이 있어 기획됐다.

이번 라면축제에는 치열한 경쟁 끝에 전국의 이색 라면 맛집 18개 업체가 모여 각자의 음식을 선보였다. 여기에 토핑과 면, 라면 봉지까지 방문객이 직접 고를 수 있는 ‘구미라면공작소’와 수프 맛을 보고 라면 브랜드를 맞추는 ‘라믈리에 선발대회’ 등 라면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라면축제는 예상보다 많은 관광객이 몰려 3단 사다리 위에서 인파 밀집 정도를 살피는 '키다리 경찰관'이 현장을 통제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문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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