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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발전 예산이 전주 신시가지에?… 임실군 예산 집행 적절성 논란

농촌 발전 위해 지원된 국가 예산이 전주 주요 상권 카페 창업비로 변질
본래 취지 잃은 예산 집행, 임실군 운영 미흡, 전북자치도 관리 부실 지적
컨트롤타워 부재 전시행정..."운영 효율화 통해 지역 경제 연계성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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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신시가지 내 임실엔치즈하우스 1호점 내부 모습./사진=전북자치도 제공.

속보=전북 동부권 발전을 위한 국가예산이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쓰이면서 예산 집행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임실군이 농림축산식품부의 공모사업으로 지원받은 수억 원을 전주 신시가지 카페 창업에 사용하면서 사업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운영 부실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16일 전북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임실군은 2019년 농림부가 농촌 지역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한 '농촌신활력 플러스사업'에 선정돼 7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군은 주요 사업으로 카페형 판매장 구축을 추진했고 그 1호점으로 2021년 7월 전주 서부신시가지에 '임실엔치즈하우스 1호점'을 개장했다. 이 카페는 지역 특산물인 임실 치즈 관련 상품을 도심에서 판매하며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겠다는 취지로 설계됐다.

문제는 카페가 전북에서 가장 발달된 상권으로 꼽히는 전주 신시가지 내, 임대료가 가장 비싼 건물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군은 개장 당시 임대 보증금, 인테리어, 가구 구입비 등 초기 비용으로 국도비 3억5550만 원을 포함한 총 4억5000만 원을 투입했으며, 매달 450만 원의 임대료를 군 자체 재원으로 부담하고 있다.

전주 치즈카페는 개점 당시부터 의문을 낳았다. 사업의 본래 취지가 농촌 지역의 경제 활성화임에도 불구하고, 임실이 아닌 전주에 개장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시민들의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초기 사업 내용으로 전북자치도에 제시한 홍보활동 및 굿즈제작, 개설 프로모션 등도 현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임실군은 카페 운영으로 얻은 수익이 다시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매달 수익보다 지출이 많아 운영 자체가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지역 발전을 위해 지원된 국가예산이 민간 건물주에게 흘러가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초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은 지역 농산물 브랜드화와 체험 프로그램 및 관광 연계를 통해 농촌 지역의 자생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임실군의 사업 운영 방식은 이러한 취지와 맞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실군은 2호점과 3호점을 고속도로 휴게소와 임실 옥정호 등지에 추가 개장하며 사업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주 치즈카페가 신시가지라는 고급 상권에서 운영되는 방식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임실N치즈의 브랜드 가치를 홍보하려는 목적이었다면 지역 내 방문객 유치를 통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기획하거나 최소한 로컬푸드 매장에 입점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2019년 농촌신활력 플러스 사업에 선정된 30개 지역 중 임실군을 제외하면 도심 내 주요 상권에 카페를 설립한 사례는 없었다.

타 지역은 사업 취지에 따라 농촌 내 자원을 활용해 농업 중심의 경제 활성화와 지역 주민의 자립 기반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경북 의성군은 지역 농산물을 기반으로 한 가공, 유통체계 강화를 통한 로컬푸드 직매장 사업을 강화했고 전남 순천시의 경우 지역 주민이 참여한 농촌 체험마을 활성화와 로컬푸드를 활용한 관광 모델 구축에 예산을 주로 사용했다.

이 같은 문제는 임실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예산이 투입된 사업인 만큼, 도비를 함께 지원한 전북자치도도 사업의 목적성과 타당성을 점검할 책임이 있었지만, 사실상 관리가 부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가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단기 성과에 급급한 '전시행정'으로 귀결됐다는 것이다.

임실군 관계자는 “임실N치즈를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면서도 “앞으로 운영 효율화를 통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지역 경제와의 연계성을 강화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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