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 저는 1992년경 甲으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한 다음 편의상 잘 아는 사이인 乙에게 명의신탁하기로 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최근에 乙에게 제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줄 것을 요구하였더니 乙은 부동산의 명의신탁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니 그 부동산은 자신의 것이 된 것이라며 이전등기를 못해주겠다고 거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부동산을 돌려받을 수는 없는가요?

⊙ 답 = 1997. 1. 1.부터 시행된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법률은 종중 및 배우자를 제외하고는 명의신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고,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행하여진 물권변동 또한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 법이 시행되기전에 명의신탁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위 법이 정한 유예기간내에 실명등기를 하지 않으면 마찬가지로 그 등기는 무효라고 규정하면서 아울러 과징금 및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귀하는 위 유예기간내에 실명등기를 하지 않았으므로 乙과 한 명의신탁약정 및 乙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입니다. 그러면 현재 그 부동산의 소유권자는 누구일까요?

최근 대법원은 귀하의 경우와 같이 명의신탁자가 매도인으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등기만을 편의상 제3자 즉 명의수탁자 명의로 해두는 이른바 3자간 명의신탁의 경우에는 위 법에서 정한 유예기간이 지나서 명의신탁약정과 등기가 무효로 되면 그 부동산은 매도인 소유로 복귀하므로 매도인은 명의수탁자에게 무효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말소해줄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고, 나아가 위 법은 매도인과 명의신탁자 사이의 매매계약의 효력을 부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여 위 유예기간 경과 후로도 매도인과 명의신탁자 사이의 매매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므로, 명의신탁자는 위 매매계약에 기하여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매도인을 대위하여 명의수탁자에게 무효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99다21738 판결).

따라서 위 판례에 따르면 현재 위 부동산은 매도인인 甲의 소유이지만 귀하는 甲에 대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귀하는 甲을 대위하여 乙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고 甲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조계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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