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4 20:21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경제 chevron_right 경제일반
일반기사

[전북의 의술] 소아 성장 장애

요즘 아이들은 외모에 무척 신경을 쓰는 편인데 키도 그중 하나이다. 그러나 저신장(低身長)으로 진찰을 받은 대다수의 아이들은 정상변이에 속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 어떤 병적인 원인에 의한 저신장인 경우에는 성장시기가 끝나기 전에 원인을 찾아내 적절한 치료를 하게되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키가 작은 경우에 정상변이에 속하는지 또는 병적인 원인에 의한 것인지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북대병원 이대열 교수로부터 저신장에 대해 들어본다.

 

▲ 대부분의 아이들이 키가 작다고 느끼는데 실제로 저신장의 정의는 ?

 

- 키가 같은 연령 및 성별 어린이 1백명 중 키 작은 순서로 앞에서 3번째까지의 아이를 키가 작다고 합니다. 이러한 정의에 의하면 전북지역 아이 중 약 1만5천명이 키가 작은 경우이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저신장의 범위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 어떤 경우에 키가 작게되며, 모두 병적인가요 ?

 

- 저신장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부모의 키가 작은 경우와 체질성 성장지연이 대부분입니다. 이외에도 심한 심장병, 천식 등의 만성질환, 임신중의 영양결핍이나 감염등에 의한 자궁내 성장지연, 선천성 대사이상, 염색체 이상 등도 저신장의 원인이 되고 약 20%정도는 성장호르몬이나 갑상선 호르몬 결핍 등의 내분비 질환이 원인이 됩니다.

 

▲ 우리 아이가 키가 작다고 불평을 하는데 어떤 검사를 받아야 되나요 ?

 

- 아이의 키가 1백명중 앞에서 4번째 이상이고 성장속도가 일년에 4-5 cm 이상 이면 특별한 검사가 필요하지 않고 6개월마다 키를 측정하여 정상 성장곡선을 따라가는지 관찰하면 됩니다. 그러나 이런 기준에 맞지 않는 아이가 성장크리닉에 오면 아이의 키는 물론 부모의 키를 정확히 측정하여 유전적 소인이 있는지 알아보고 아이의 병력 및 건강상태를 진찰합니다. 또 간단한 혈액검사, 소변검사, 간기능검사, 갑상선 기능검사 등을 실시하며 실제 나이와 뼈나이를 비교하기 위해 손목 사진을 촬영합니다. 이러한 검사 결과 뼈나이의 지연이 심하고 성장호르몬 결핍이 의심되면 성장호르몬 유발 검사를 실시하여 성장호르몬 결핍증을 진단하고 이 경우에는 뇌종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뇌전산화 단층검사나 뇌자기공명검사를 실시해야 됩니다.

 

▲ 어떤 부모는 대학교때 까지 키가 자랐기 때문에 현재 키가 작아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

 

- 물론 아주 늦게까지 키가 자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남자의 경우 16세, 여아는 14세가 되면 성장속도는 급격히 감소합니다. 따라서 저신장의 원인이 위의 부모와 같이 체질성 성장지연에 의한 것인지를 꼭 감별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출생시 체중 및 신장이 정상이고 부모의 키도 정상이며 아이의 사춘기 발현이 2-3년 지연되고 부모나 친척중 사춘기 지연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성장호르몬 유발검사를 실시하면 정상입니다. 그러므로 저신장의 원인이 체질성 성장지연이 아니면 바로 원인을 찾아내어 치료를 시작해야 됩니다.

 

▲ 성장호르몬이 부족하게 되면 어떤 특징이 있나요 ?

 

- 성장호르몬 결핍증의 가장 특징적인 소견은 저신장입니다. 평균키보다 10-20 cm이상 작고, 성장속도가 일년에 4 cm 이하이며 뼈 발육이 심하게 지연됩니다. 얼굴 모습이 상당히 특징적인데 이마가 튀어나오고 얼굴이 둥글며 턱이 작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분만시 난산을 한 경우가 많고, 둔위분만(엉덩이가 먼저 나옴)을 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다행이 키는 작지만 신체 균형 및 지능은 정상입니다.

 

▲ 성장호르몬이 모든 아이들의 키를 크게 하나요 ?

 

- 성장 크리닉을 1993년부터 운영해오면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지요. 성장호르몬은 기적의 약이 아니므로 효과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성장호르몬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정확한 진단, 결핍증의 원인 및 다른 뇌하수체 호르몬 결핍 동반여부를 평가해야 됩니다. 성장호르몬 적응증을 살펴보면 첫째, 성장호르몬이 부족한 경우에 효과가 탁월합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진단되면 바로 투여를 시작해야 되는데 투여전에 비해 2-3배(8-12cm)정도 키가 더 크게 됩니다. 둘째, 여아에서 염색체 이상으로 사춘기가 오지 않고 저신장이 초래되는 터너증후군이 있는데 이때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셋째, 소아기에 만성 신부전이 오게되면 성장지연이 초래되는데 성장호르몬 투여 효과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유전성 저신장이나 자궁내 성장지연의 경우에도 성장호르몬 투여가 많이 시도되고 있고 어느정도 효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 성장호르몬은 주사제제 밖에 없나요 ?

 

- 성장호르몬제제는 현재까지 주사제제 뿐입니다. 거의 매일 주사를 맞아야 되므로 지금까지는 이점이 가장 불편한 문제중의 하나지요. 그러나 머지않아 1-2주에 한번만 맞는 주사제제가 실용화될 것입니다. 또한가지 문제점은 국산화가 되었지만 아직도 가격이 고가입니다. 따라서 30 kg아이가 치료를 받는다면 한달에 50-60만원 정도나 되므로(물론 수입품은 1.5배 정도 더 비쌈) 몇 년동안 치료를 한다면 경제적인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 언제 성장호르몬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요 ?

 

- 어떤 원인에 의한 것이든지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확인되면 진단받은 즉시 치료를 시작해야 됩니다. 이경우에 나이가 어릴수록, 치료전 성장속도가 낮을수록, 뼈연령의 지연이 클수록, 살이 마른 경우보다 살찐 아이에게 더 효과가 좋습니다. 치료효과가 있는 경우에는 완전히 성장판이 닫힐때까지 나이에 관계없이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데 일반적으로 남아는 골연령이 15세, 여아는 14세 이상이 되면 치료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약물의 오·남용이 많은데 성장호르몬은 어떤지요 ?

 

- 성장호르몬이 모든 아이들의 키를 크게하는 것이 아니고, 값도 비싸고 다른 약물과 마찬가지로 여러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전에 정밀검사를 받아 저신장의 원인을 찾아내어 성장호르몬 효과 가능성을 결정하여 치료를 해야 되는데 정확한 진단없이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보호자가 임의로 약을 구입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성장호르몬은 반드시 정확한 진단하에 소아내분비를 전공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사용해야 됩니다.

 

◈ 잊을 수 없는 환자

 

약 7년동안 성장 크리닉을 운영하면서 나의 뇌리에 오래 기억되고 있는 환아 두명을 소개하고자 한다.

 

· 12세 여아가 키가 작다고 성장크리닉을 찾아왔는데 키가 평균치보다 25cm 적었고, 아직 사춘기가 시작되지 않았다. 처음 진찰 소견으로는 터너증후군으로 생각하였고 이경우에는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가 많아 내심 걱정하고 있었는데 검사결과 후천성 갑상선기능 저하증으로 진단되었다. 매일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 대신에 갑상선호르몬을 하루에 1-2알 복용하면 되고 이 호르몬제제는 값도 아주 저렴하고 부작용도 거의 없다. 따라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처방을 하였고 4년이 지난 지금은 거의 정상키로 성장하고 있어서 이 아이를 볼때마다 기분이 좋다.

 

또 아주 작은 키의 7세 남아가 성장크리닉으로 내원하였는데 언뜻보기에 3세정도의 키로 보였다. 이 아이의 얼굴모양은 둥글고 이마가 튀어나왔으며 최근에는 1년에 2-3 cm 정도밖에 키가 크지 않았다. 특별한 검사 없이도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성장호르몬 투여를 실시하였는데 처음에는 1년에 11 cm나 자랐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면서도 부모님의 열성 덕분에 지금까지 6년동안 치료를 지속하고 있고 현재는 키가 136 cm로 거의 정상범위에 속한다. 가끔씩 진찰실에서 아이를 마주할 때 부모님의 열성에 경의를 표하곤 한다. / 전북대병원 이대열 교수

 

⊙이대열 교수 약력

 

1952년 장수군 출생. 전북대 의대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6년 부터 전북대 의대 교수로 재직중. 1990-1992년 미국 스탠포드 의과대학 연수. 1997년 7월부터 전북대학병원 기획조정실장 및 소아과과장. 현재 대한소아내분비학회 부회장 및 대한소아신장학회 이사, 대한소아과학회·대한신장학회·대한내분비학회·미국내분비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음.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경제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