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한파를 겪고 있는 서민금융기관들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금융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금운용 효율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환경 변화로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한 일부 서민금융기관들이 부동산 및 증권에 투자하는 등 무리한 자금 운용에 따른 부실증가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어 자금운용에 있어 안정성·수익성 확보 문제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실제 무주신협이 자금운용 실무자의 자체 규정을 무시한 주식거래로 32억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유동성 고갈로 결국 문을 닫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는가 하면, 모 금고의 경우 마구잡이식 건물 매입으로 외환위기 직후 부실채권과 재산상 손실을 초래해 고위관계자들이 사법당국에 수사를 받거나 재산을 압류당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금리변동 예측이나 자산운용 기법이 취약한 서민금융기관들이 이처럼 무리한 자금운용에 나서는 것은 주 수입원인 대출시장이 시중은행들의 소매금융 확대에 따른 경쟁격화와 금리 하락으로 급격히 위축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
한국은행 전주지점에 따르면 이들 서민금융기관들의 예대율은 99년 9월 말 현재 상호신용금고 예대율이 70.9%로 전년 대비 5.3% 하락했는가 하면, 농·수·축협등 상호금융권이 66.1%에서 61.0%로, 신용협동조합이 65.6%에서 59.4%로, 새마을금고는 73.8%에서 66%까지 떨어져 예금은행 평균 예대율 87.1%를 크게 하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대출시장 외 자금운용처인 제예금 및 유가증권비중은 각 기관별로 0.3%∼9%까지 늘어났으나 투자자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증권투자의 특성과 단위 조합 및 금고 자금운용 실무자들의 전문성이 담보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안정성은 크게 떨어진 셈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최근 많은 서민금융기관들이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합병을 통한 대형화에 나서고 있으나 단순히 규모의 대형화만을 추구해서는 자산운용능력 등에서 월등히 앞선 은행들과 경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마땅한 자금운용처가 없는 상황에서 투자전략을 제대로 구사할 줄 모르는 아마추어가 프로에게 이길 재간이 있겠느냐”며 자금운용에 있어 전문성 확보가 시급함을 지적했다.
한편, 서민금융기관들은 자금운용 효율화를 위한 나름대로의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용협동조합중앙회는 중앙회의 자금운용팀을 전문가로 교체, 개별 조합들의 여유자금을 한 데 모아 투자해 안전성과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 아래 신용사업부장 공채에 나섰다. 3월부터는 각 지역별로 각 단위 조합 자금운용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전략 교육도 실시할 방침이다. 새마을금고는 금리 인하로 대출 확대를 유도, 수익성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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