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樂之成은 非取乎一音하고 嘉膳之和는 非取乎一味하며 聖人之德은 非取乎一道라
대악지성 비취호일음 가선지화 비취호일미 성인지덕 비취호일도
훌륭한 음악은 한 가지 음에서 얻은 것이 아니고 맛있는 반찬의 조화로운 맛은 한 가지 맛에서 얻은 것이 아니며 성인의 덕은 한 가지 도에서 얻은 것이 아니다.
한나라 사람 서간(徐干)이 쓴 《중론(中論》의〈치학(治學)〉편에 나오는 말이다. 아무리 연주 능력이 출중한 연주자들이 모인 오케스트라라고 하여도 각 연주자들 사이에 화음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오케스트라는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없다.
합창단 안에서 혼자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성공적인 합창을 이루기는커녕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다. 맛있는 음식은 좋은 재료 한 가지로만 만들어지는 게 결코 아니다. 각 종 양념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어야 제 맛을 낸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원만한 조화를 이루었을 때 비로소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다. 세상은 한 가지로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살 수 잇는 곳도 아니다.
흔히 21세기를 개성의 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룰 수 없는 개성은 이미 개성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혹자는 또 21세기에는 한 가지만 잘 하면 살 수 있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기도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전혀 기본이 안 된 상태에서 한 가지만 잘 한다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님을 알아야 한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기본적인 도덕과 양식을 갖춘 연후에 어느 한 가지를 잘하면 살 수 있다는 뜻이지 결코 기본이 안된 상태에서 기능 하나만 익히면 살 수 있다는 뜻은 아닌 것이다. 세상은 주변과의 조화 속에서 굴러가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도록 하자.
樂:음악 악 取:취할 취 嘉:아름다울 가 膳:반찬 선 味:맛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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