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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인문·예체능계 수석 배출…농촌학교의 '반란'

 

익산고 '영재학생 교육과정' 성과

前이사장 150억 출연 4년째 시행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되면서 도내 교육계 일각에서 소리없는 파장이 일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내로라 하는 기존 명문 고교들을 제치고 전교생 5백여명의 자그마한 농촌학교가 도내 전체 수석(인문계)과 예·체능계 수석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일반계와 상업계열이 같이 개설된 비평준화지역 종합고교가 내놓은 성적이어서 일부 교사들은 '농촌학교의 반란'이라는 말로 뜻밖의 결과를 표현했다.

 

교육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긴 농촌학교 반란의 진원지는 옛 백제의 중심지인 익산시 금마면 동고도리에 위치한 익산고등학교다.

 

익산고가 이처럼 즐거운 반란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교사들의 노력과 함께 학교측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올해 4년째 시행되고 있는 '영재학생 교육프로그램'덕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1999년 학교법인 익성학원의 지성양 전이사장이 작고하기 직전, '농촌교육 활성화와 지역인재 양성'이라는 건학이념에 따라 1백50억원의 장학기금을 법인에 출연한 게 계기가 됐다.

 

현 지승룡 이사장은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2000학년도부터 도내 우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30명씩의 영재장학생을 선발, 수업료와 기숙사비를 전액 지원해왔다.

 

사교육비에 대한 걱정없이 순수 공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게 이 학교의 확고한 의지다.

 

이에따라 학교측은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사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도록 야간특강과 함께 방학중 특별지도 프로그램, 그리고 4주일정의 해외 어학연수 프로그램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올 수능에서 고인성군이 3백92점으로 도내 수석의 영예를 차지한 것을 비롯, 영재학급 졸업반 29명중 과반수가 3백30점이상의 높은 점수를 얻었다.

 

영재학급 운영은 또 자칫 침체될 수 있는 농촌교육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도 있었다.

 

최인호 교장은 "학교 면학분위기에 자극받아 일반학생들의 수능 성적도 과거에 비해 평균 30점이상 높아지는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며 "농촌지역이지만 일반학생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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