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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꿈 이룬 18세 소년가장 영생고 정신영군

 

'내 나이 열살 때였다. 초등학교 3학년 생일전날 친구들처럼 생일파티를 열어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활보호대상자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생활했던 우리집 형편에 생일파티는 가당치도 않았다.

 

결국 못되게 구는 내 행동에 어머니는 화가 나셨고 그날 나는 처음으로 매를 맞았다. 실컷 울다가 잠이 든후 종아리 부근의 따뜻한 느낌에 슬며시 눈을 떴다. 종아리의 따뜻한 느낌은 다름 아닌 어머니의 눈물이었다. 그러나 난 모르는 척 눈을 감아버렸다'

 

전주 영생고가 학생들의 생활속 글을 모아 지난해말 출간한 '유치해? 난 심각해!'에 실린 이 학교 정신영군(18)의 글중 일부다.

 

생일 전날 가슴찡한 모정을 확인했던 그해 정군의 어머니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열세살때에는 폐렴 합병증을 앓던 병상의 아버지마저 곁을 떠나는 비극을 겪어야했다. 초등학교 6학년, 형제도 없이 홀로 남게 된 신영군은 어머니와 친분이 있던 전주 샛별기도원 박순자 원장의 배려로 고아원대신 기도원에서 생활하게 됐다.

 

그리고 철이 들어 어머니를 생각하는 글을 책에 실은 지 꼭 1년후인 지난 3일오후 정군은 서울대에서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 대학 수시모집에서 사범대 과학교육계에 지원, 당당히 합격의 영광을 안은 것이다.

 

"주변에 도와주신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받은 것 이상으로 베풀 수 있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교측의 배려와 지원으로 3년내내 기숙사생활을 했다는 신영군은 합격소식을 듣고 그동안 아버지 역할을 해준 교사들과 실질적 어머니인 기도원 박순자 원장에게 가장 먼저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학원과외는 엄두도 못낸만큼 학교수업에 충실했고, 학습자료를 챙겨준 교사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는 게 신영군의 설명이다.

 

정군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에게 인간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영군을 관심있게 지켜보았다는 전봉권 교장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항상 밝은 학생이다”며 "대학에서도 주변의 배려로 학업에 전념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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