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급하게 서두르다 패하는 경우가 10중에 항상 7이나 8은 된다.
事以及以敗者 十常七八이라
사이급이패자 십상칠팔
송나라 때의 성리학자인 양시(楊時)라는 사람이 쓴 《이정수언(二程粹言)》의 〈논사(論事)〉편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사용하는 "빨리 빨리”라는 말은 이제 외국인들도 다 알만큼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이 '빨리 빨리'의 양상도 70~80년대의 '빨리 빨리'와 지금의 '빨리 빨리'사이에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다. 70~80년대에 사용하던 '빨리 빨리'라는 말 안에는 '열심히'라는 의미도 어느 정도 담겨져 있었는데 요즈음 사람들이 사용하는 '빨리 빨리'라는 말 안에는 '열심히'나 '부지런히'라는 의미는 거의 들어 있지 않고 오로지 성과만 빨리 얻고 싶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는 것 같다.
70~80년대에 사용하던 '빨리 빨리'라는 말도 결코 바라직한 말은 아닌데 요즈음의 '빨리 빨리'는 더 질이 낮아진 '빨리 빨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일은 하지 않으면서 성과만 빨리 따려고 하는 생각은 정말 위험하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교육이 그러한 위험한 생각을 더 조장하고 있는 것 같다. 중고등학교의 교육이 거의 대부분 시험 훈련을 시키는 얄팍한 교육으로 전락한데 이어 대학의 교육마저도 빠른 기일 내에 하나라도 더 많은 자격증을 따기 위한 교육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한심한 일이다. 겉 핥기 식으로 빨리 빨리 이루어지는 교육은 나라를 망치는 지름길이며 서두름은 곧 패함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及:미칠 급 敗:패할 패 常:일상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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