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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속 지혜] 끼리끼리

 

水流濕하고 火就燥하며 雲從龍하고 風從虎라

 

수류습 화취조 운종용 풍종호

 

물은 젖은 곳을 향해 흐르고 불은 마른 곳을 향해 타들어 가며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범을 따른다.

 

《주역》〈건괘(乾卦)〉의 문언전(文言傳)에 나오는 말이다. 물은 젖은 곳으로 모여들고 불은 마른 곳을 향해 타들어 가듯이 고기가 썩으면 벌레가 꾀게 되어 있고 생선이 신선함을 잃으면 쉬파리가 모여들기 마련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나 자신의 상태가 어떠한지에 따라 나를 향해 모여드는 사람이 다르다. 마음이 맑고 아름다운 사람에게는 맑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들고 마음이 추하고 악한 사람에게는 또 그런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래서 세상에는 "그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친구를 보라”는 말이 있다. 함부로 친구를 자랑할 일이 아니다.

 

속을 드러내 보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술친구가 많음도 자랑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술꾼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외에 별 의미가 없는 일이니 말이다. 1년 중 가장 술을 많이 마신다는 연말이다. 술자리는 끼리끼리 모여서 벌이기 마련인데 내가 참가하는 술자리에 어떤 사람들이 주로 모이는지를 한번 살펴볼 일이다. 그렇게 살펴본 다음엔 이 해가 가기 전에 주변도 정리하고 나 자신도 한번쯤 정리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말은 나에게 현실적으로 이익을 줄 수 있는 사람만 골라 사귀라는 뜻이 아니다. 맑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기 위해서 내 주변으로부터 추한 것을 멀리 떼어놓자는 뜻이다. 주변에 쉬파리가 들끓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하는 말이다.

 

流:흐를 류 濕:젖을 습 就:나아갈 취 燥:마를 조 從:따를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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