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1 13:59 (일)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교육 chevron_right 교육일반
일반기사

[한문속 지혜]악마의 유혹

 

道高一尺에 魔高一丈이라

 

도고일척 마고일장

 

도(道)가 한 자 높아질 때에 마(魔)는 한 길이 높아진다.

 

청나라 사람 담사동(譚嗣同)이 쓴 〈인학(仁學)〉이라는 글에 나오는 말이다. 수도의 경지가 깊으면 깊을수록 마(魔)의 유혹도 크다. 평생을 수도에 바친 지족선사가 기생 황진이에 의해 파계를 당한 것도 그가 수도에 바친 연륜이 그만큼 길기 때문이다. 이제 막 불가에 입문한 초학승이라면 황진이가 유혹하려 들었을까? 아닐 것이다. 그리고 초학승의 경우라면 설령 유혹에 넘어갔다 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은 파계라고 하기조차 어색하기 때문이다. 어찌 종교적인 수도만 이러하겠는가? 속세의 지위나 명성도 다 이와 같다. 고위직일수록 부정으로부터 유혹도 많고 뇌물 공세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그것을 마귀의 유혹으로 여기고서 추호라도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고위직들은 그렇지를 못했으며 아직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그런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며 그렇게 뇌물을 받을 수 있는 '꺼리(?)'가 많은 부서를 인기 부서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부당한 방법의 '대박'이 어느 날 갑자기 '쪽박'으로 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너지기로 하면 공든 탑도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우가 없지 않다.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면 평생 쌓은 공도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도나 공이 높아질 수록 마의 유혹도 강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尺:자 척 魔:마귀 마 丈:길 장(길이를 재는 단위)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email protected]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교육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