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상큼하게 느껴지는 어느날 오후, 40세 중반의 아름다운 여자분이 진료실에 들어섰다. 무슨 걱정이 있어 병원에 오게 되었나를 잠시 생각하고 있는데 요실금 때문에 괴롭단다.
걱정거리 없는 평범한 가정주부. 하지만 나이 40을 넘어서면서부터 언제부턴가 재채기를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면 가끔 오줌을 저린다며 병원을 찾았다. 특히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는 동안 크게 웃을때면 어김없이 속옷을 적시어 가끔 당황스럽다고 한다.
그냥 그러려니하고 지내다 최근 그 빈도가 잦아 병원을 찾게 됐다는 것이다. 그 여성은 요즘 잦은 요실금으로 향수까지 뿌린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어느 TV 광고에 보면 기저귀를 차고 외출하면 걱정이 없다는 내용의 광고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옷밖으로 새어나오지 않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요실금이란 방광 및 요도 기능 조절 상실로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소변을 흘리게 되는 것을 말한다. 적어도 중년 이상 여성의 1/3이 요실금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주 조금씩 간헐적으로 흘리는 여성부터 조절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경우까지 매우 다양하다.
요실금은 건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성공적인 치료 여부에 따라 당당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요실금은 빨리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하는 증상이다.
흔히 '주위에서 나이들면 나타난다'란 말은 틀린 말이다. 그만큼 요실금 환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요실금은 대부분 치료될 수 있으며 비뇨기과전문의를 찾으면 적어도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요실금은 원인과 증상에 따라 절박요실금, 복압성요실금(긴장성요실금), 복잡성요실금, 범람성(일류성)요실금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절박요실금은 소변이 마려우면 참기 어렵고 화장실에 도착하기 전에 요실금이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감염, 종양, 신경인성방광, 결석, 이물질, 방광출구폐색과 뇌졸중, 다발성경화증, 알쯔하이머병 등과 같은 신경병에서 오거나 특이한 원인이 없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여성 요실금 환자의 20∼40% 정도가 절박요실금에 해당된다.
복압성요실금은 기침, 뜀뛰기, 큰 웃음 등 배에 힘이 들어가는 상황이 되면 요실금이 발생하는 상태를 말한다.
나이가 들거나 임신·출산, 폐경, 만성 기침 및 심한 운동 등이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환자의 85%는 방광과 요도를 지지하는 골반근육이 약해져서 발생하며, 요도괄약근이 약해져서 발생하기도 한다. 요실금 환자의 50∼70%가 이에 해당된다.
복잡성요실금은 절박요실금과 복압성요실금 증상이 동시에 나타타는 증상으로 고령 여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또 범람성요실금은 방광의 소변 배출 기능이 떨어져 방광에 계속해서 소변이 축적되고 방광 내에 소변이 많이 차게 되면 요도를 통해 자기도 모르게 소변이 넘쳐흘러 요실금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요도의 협착, 종양, 전립선비대증 등에 의한 방광출구폐색, 방광 수축력을 떨어뜨리거나 요도를 조여 주는 약제 복용, 심한 변비, 당뇨병, 성신경병 등과 같은 신경 장애, 척수손상, 다발성경화증 등에서 원인이 되고 있다. 5∼10% 미만이 이같은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요실금의 자가진단법으로는 소변을 참을 수 없을 정도도 심하게 마렵거나 화장실에 도착하기 전 소변을 흘리는 경우, 기침·재채기·운동을 할 때 또는 몸의 자세를 바꿀 때 소변을 흘리는 경우, 소변을 보아도 시원치 않을 때, 소변줄기가 힘이 약하고 찔끔찔끔 나올 때 등은 요실금이나 과민성 방광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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