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가정내 폭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여성들이 경찰 등 유관기관에 도움을 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상당수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지금까지 '집안문제'로 치부하며 폭력사건을 신고하지 않거나, 경찰에 신고한 뒤에도 '덮어두자'는 식의 불처벌 의사를 표현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형사처벌 의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사진 등 구체적인 피해자료와 진단서 등 입증자료를 사전에 충분하게 준비해 남편을 고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고된 7건의 가정폭력사건 가운데 6건이 남편의 폭력행사였으며, 6건 모두 피해여성이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전북지방경찰청 사이버상담실에도 피해여성들이 가정폭력사건이 어떻게 처리되고 피해자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등을 자세하게 묻는 상담이 크게 증가했다.
또 대한법률구조공단 전주지부의 경우 가정폭력피해 상담사례가 올들어서만 1백건을 넘어서는 등 피해여성들의 적극대처가 두드러지고 있다. 구조공단 전주지부 관계자는 "지난 1·2월에만 1백2건의 상담자가 몰리는 등 가정폭력관련 상담이 연말까지 지난해(3백56건)보다 2배 늘어난 6백건 이상을 예상한다”며 "상담 뿐만 아니라 직접소송을 통한 구조건수도 지난해(99건)보다 절반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관계기관에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하면서 폭력을 행사한 남편들이 잇따라 입건되고 있다.
전주북부경찰서는 18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딸들을 폭행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로 권모씨(45·전주시 호성동)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이날 오전 1시께 자신의 장모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 딸들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7일에는 아내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수통을 던지며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트레일러운전기사 유모씨(26·전주시 호성동)가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경찰조사결과 폭행을 당한 아내 김모씨(28)가 폭행직후 경찰에 신고, 남편을 처벌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이 자녀들 문제와 여성의 쉼터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묻는 등 전화상담이 크게 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갈수록 가정폭력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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