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통사회에서 가족은 부부가 아닌 부자 중심이었으며, 여성은 바로 대를 이을 남아를 출산해야 하는 의무가 컸다. 이 때문에 부부관계란 부자관계가 원만히 해결된 뒤로 미뤄져왔다. 오늘날은 가족의 중심이 부부에게로 그 축이 옮겨졌다. 특히 평균 수명의 연장과 출산 자녀수의 감소로 부부만이 갖는 시간이 20년 이상으로, 자녀에 대한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벗어나 자신들만의 생활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많게 되었다. 중노년층의 부부관계가 보다 중요하게 된 것이다.
울타리에 굳게 닫혀있던 노인의 성문제는 얼마전 '죽어도 좋아'라는 영화를 통해 세상 속으로 들춰지면서
여성 노인의 성문제도 심도있게 다뤄지게 되었다. 요즘 우리사회는 여성의 사회적 활동과 역할이 증가됨에 따라 자신의 요구를 주장하는 그들의 목소리 또한 커지게 되고, 부부 성생활에서도 여성들은 적극성을 띠게 되었다.
성생활에 문제가 있을 때 여성 스스로가 이를 자각하고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를 충족시켜줄 만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의료기관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부부간의 성생활은 사랑을 확인하고 유대감을 강화시켜 주는 활력소로서 부부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다. 이제 노인은 더 이상 노인이 아니다. 제2의 인생을 구가하는 주체로 생리적인 욕구가 남녀 공히 건재하므로 여성노인 스스로도 자기 인생을 마지막까지 즐긴다는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성기능은 나이와 상관없이 없다. 일평생 다발적인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고, 오히려 폐경기 이후에 임신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성적 호기심이 더 증가되는 경우도 있다.
여성은 나이가 들면 신체적인 변화로 질벽두께의 감소 등이 있어 성교시에 통증이나 출혈이 나타날 수 있고, 질내 산성도가 감소하여 세균의 침입이 쉽게 일어나 방광염이 자주 재발하여 성생활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 또 여성이 폐경이 되면 성적자아를 상실해 분비물 부족에 따른 배뇨장애와 성교통으로 인해 성관계시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되거나 우울증때문에 성생활을 기피하기도 한다. 여성의 불감증, 즉 성기능 장애는 그동안 심리적인 이유에서 찾아
주로 정신과에서 치료되어 왔으나 최근 여성의 성반응 역시 남성과 같다는 인식 하에 신체의 이상에 기인한 기질적 요소를 찾으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환자가 막연히 만족스럽지 못한 성을 호소할 때 그것이 어느 단계의 성기능장애인지 알기 위해 정신과적, 부인과적, 비뇨기과적 검사를 다양하게 시행해야 보다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
폐경기 이후에도 규칙적인 성생활을 하면 성기 조직의 위축을 막고 성감을 유지할 수 있다. 성교통이나 질건조증이 성생활을 방해할 때는 여성호르몬검사후 호르몬을 보충해주던지 간단하게 윤활제를 사용하면 된다. 성욕이 크게 감소할 때는 남성호르몬도 효과적이지만, 반드시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
발기부전이나 조루 등 남성의 성기능 장애에 대한 그간 연구처럼 앞으로는 여성의 성기능 장애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질 것이다. 나이란 단순한 숫자에 불과하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육체적인 노화가 있을 뿐이다. 마음만 젊다면 얼마든지 이생이 다할 때까지 젊음을 그대로 유지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코아비뇨기과 김봉국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