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한 고교생이 길거리에서 자던 만취자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전주 완산경찰서에 따르면 홍준후(16.영생고 1년)군은 지난 10일 오전 7시30분께 전주시 서신동 J아파트 앞에서 등교하려고 버스를 기다리던 중 길가에 의식을 잃은 중년의 남자를 발견했다.
자세히 살펴본 홍 군은 술에 취한 남자가 밤새 길거리에서 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홍 군은 오전 7시40분인 등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만취자를 놔두고 갈까도 생각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인근 경찰 지구대로 뛰어갔다.
경찰관과 함께 현장을 찾은 홍군은 이 남자를 깨워 자택까지 데려다 주고 나서다시 학교로 발걸음을 돌렸다.
홍 군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한 이 남자는 "새벽까지 술을 마셨으나 그 뒤로는기억이 없다. 젊은 친구 덕분에 불상사를 피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현장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외면했는데 홍 군의 선행으로 영하의 날씨 속에서 동사 위기에 처한 만취자를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 군은 일 처리를 마치고 학교로 향했으나 이미 오전 8시 등교시간을 넘겨 학급에서 정한 '지각 벌금' 3천원을 냈다.
홍 군은 "추운 날씨에 사람이 길거리에 쓰러져 있어 정신없이 경찰 지구대까지 달려갔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을 뿐 칭찬받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겸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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