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흉기난동'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계획
동기가 없는 이른바 '무동기 범죄'가 지난달 30일 정읍에서 일어났다.
서울의 한 명문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모씨(41)가 시민 4명에게 이유 없이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것. 정읍경찰서는 1일 이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경장애증을 앓고 있는 사람) 판정테스트까지 진행했지만, 이씨는 사이코패스로도 분류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일반 범죄는 원한이나 금전 취득 등 뚜렷한 동기가 있는 반면, 무동기 범죄는 특별한 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범행을 벌인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신은식 교수(53)는 "무동기 범죄의 경우 심리 상태가 공허하고 소속감이 결여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자기 정체성이 약해 자기가 성취하지 못한 탓을 남이나 사회에 돌리고 그 불만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한다"고 말했다.
이런 유형의 공통점은 자신을 합리화하고 특별한 죄의식도 없다는 것. '나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 사회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식이다. 결과적으로 범죄 행위는 계속 이어지고 갈수록 범죄 강도도 높아진다는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묻지마식 범죄'가 느는 이유로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빈곤해진 정신 문화와 상대적 박탈감, 인명 경시 풍조 등을 꼽았다.
신 교수는 "무동기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은 평상시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발견이나 관리 등 사전 예방이 쉽지 않다"며 "구체적인 처방보다는 사회 전반적인 문화와 의식을 개선하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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