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예총 '제50회 전라예술제' 개막…사진작가協 '전북예술 100인 자화상전' 예술인 조명 '주목'
창립 50주년을 맞은 (사)한국예총 전북도연합회(회장 선기현)의 전라예술제가 지난 16일 전주 덕진공원에서 개막했다.
예향 전북의 위상을 다시 곧추세우기 위한 이번 전라예술제는 시·군 순회 대신 전주로 돌아와 20일까지 풍성한 예술잔치를 치러내고 있다. 특히 전북국악협회(회장 김학곤)의 개막 공연'춘향전', 전북문인협회(회장 이동희)의 문정희 시인 특강, 전북사진작가협회(회장 박노성)의 '전북예술 100인 자화상전'은 시민들에게 더 다가서는 프로그램들로 대중과의 소통에 합격점을 받았다. 전북연극협회(회장 류경호)의 공연'아름다운 시절', 전북연예예술인협회(회장 김용철)의 '제20회 전라예술가요제', 전북무용협회(회장 김 숙)의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다', 전북영화인협회(회장 김득남)의 영화 상영 등은 덕진공원을 찾는 관람객들을 위한 볼거리를 선물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은 '전북예총 50년 기념관'에서 열린 미술협회(회장 김두해)·건축협회(회장 유남구)의 전시와 문인협회(회장 이동희)의 시화전 등은 전북예총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자리로는 의미가 있었으나, 대중의 관심을 끌기엔 구성력이 부족했다.
▲ 전북예술, 이들이 얼굴이다
전주 시민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작가협회의 '전북예술 100인 자화상'전은 '제50회 전라예술제'의 꽃이었다. 사진작가협회 회원 곽풍영(44) 김송호(40)씨는 전북 예술의 반세기를 이끌어온 이들의 얼굴을 기록한 주인공.
단연 화제는 상의를 훌러덩 벗고 반바지 차림으로 익살스런 표정을 짓는 박남재 선생의 사진이었다. 박남재 선생을 찍은 곽풍영씨는 "더운 날에는 속옷도 벗고 작업한다는 분"이라면서 "'빨치산' 활동으로 생긴 흉터도 드러낼 만큼 거리낌 없는 진실한 모습에서 감동 받았다"고 했다. 김송호씨도 "원하는 표정이 나오기 위해 선생님들을 '납치'해 수십 컷을 찍었다"면서 "시간이 없어 포토샵도 못했는데, 다들 동안으로 나왔다고 흡족하셔서 다행"이라고 했다.
'평생의 분신'을 바라보는 사진작가 김학수 선생의 시선에는 따뜻함이 묻어났다. 평생 정론직필(正論直筆)을 고심해온 언론인답게 사색하는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 아버지 황욱 선생의 먹을 갈아주면서 어깨 너머로 글 쓰는 걸 배웠던 황병근 전 전북예총 회장이 속옷만 걸치고 한옥 아래서 글씨를 쓰는 모습, 사진만 찍을라 치면 얼어버리곤 했던 이준복 교수가 볼이 터질 것처럼 함박웃음을 짓는 표정 등은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전북 예술 100인 자화상들은 다음달 도록으로도 출간될 계획. 예향 전북의 주역들은 전북예총 50년과 함께 기록으로 남게 됐다.
▲ 담백한 시심을 강조한 문정희 시인 특강
17일 문인의 날을 맞아 마련한 전북문인협회의 문정희 시인 특강 또한 주목을 끌었다. 1969년 등단 이후 생의 열정을 불사르는 여성의 삶을 노래해온 그는 '나의 몸, 나의 시'를 주제로 시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미당 서정주 선생의 수제자인 그는 "시는 언어지만, 언어가 건강하지 않으면 삶도 몸도 건강하지 못하다"면서 "시에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했다.
"전북의 음식은 맛이 강합니다. 짜기도 하고, 달기도 하고. 조미료가 많이 들어갔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시는 달라요. 고통과 슬픔을 끌어안고 '생의 파도'를 담담하게 건너야 합니다."
이날 행사에서 이동희 회장은 특강에 대한 보답으로 문 시인의 시로 작곡한 공연'낙엽', '찔레'와 함께 전북 출신 작고 문인들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한 입체시 '내장산 만월부터 군산 째보선창까지'를 올려 호평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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