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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통한 속시원한 조롱과 은유

'숏!숏!숏!2012' 김곡·김선 감독〈솔루션〉·박정범 감독〈일주일〉

▲ 쌍둥이 감독인 김곡·김선 감독
▲ 박정범 감독

"어제 도착한 따끈따끈한 작품입니다. 식사 시간을 앞두고 관람하기 적당한 작품일 것 같습니다."

 

지난 27일 전주 메가박스 7관에서 열린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의 '숏!숏!숏!2012'의 시사회. 유운성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장난스런 표정으로 김곡·김선 감독(예명 '곡사')의 〈솔루션〉과 박정범 감독의 〈일주일〉을 소개했다. 올해 '숏!숏!숏'은 전주영화제와 KT&G 상상마당, 인디스토리가 공동 제작해오던 시스템이 종료되면서 전주영화제가 독자적으로 '숏!숏!숏!'을 제작·배급하게 됐고, '세 명의 감독, 세 작품'을 소개하던 형식에서 벗어나 두 명의 감독이 빚어낸 중·장편 프로젝트로 변화됐다.

 

국내 독립영화계 가장 주목받는 감독들이 초대되면서 기대를 잔뜩 모은 영화. 역시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전주영화제를 처음 방문해 관람한 이들에겐 'X'씹은 표정이 됐고, 전주영화제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는 이들은 "역시 전주영화제 답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 독립영화계의 '코엔 형제'라 불리는 '곡사'가 내놓은 〈솔루션〉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한 코미디. 영화는 대한민국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TV 문제해결 프로그램 '솔루션'을 통해 자신의 배설물을 먹는 '식변증'에 걸린 아이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한 가족의 붕괴를, 더 나아가 사회의 부조리함을 풍자했다. 영화는 "국가의 축소판인 가족"을 통해 "똥을 똥으로 부를 수 없는 사회"를 향한 따끔하고도 속 시원한 조롱과 정치적인 은유를 시도했다. 너무 혐오스럽지도 사실적이지도 않아, 편안하게 웃어넘길 수 있는 수위.

 

박정범 감독이 내놓은 〈일주일〉은 사회의 온갖 부조리함을 다 건드려놓고 봉합이 안 된 채 끝나 버려 불편함을 주는 영화다. 영화는 배우를 꿈꾸며 대리 운전을 하는 누나 진이가 외제차와의 접촉 사고로 380만 원을 빚을 갚기 위해 건설 노동자로 일하는 동생 철이와 보낸 불행한 1주일을 응시한다.

 

전작 〈무산일기〉와 〈일주일〉 모두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디던 주인공들이 마지막에 극단적인 폭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일주일〉은 주인공의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진다. 시간에 쫓겨 연기를 감행하고, 뒷부분을 넣지 못해 아쉽다는 박 감독은 "그러나 이것이 지금, 우리의 현재 모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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