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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여쌍 앞길 축복한 '부부 사랑 전도사'

강대양 전 정읍수성초 교장…제자·다문화가정·장애인 혼인식 주례 도맡아 / 인연맺은 부부 결혼기념일 기억 먼저 축하전화

▲ 1500여 부부의 결혼식 주례를 선 강대양 전 정읍수성초 교장.
결혼식 주례를 1500여차례나 보면서 주례의 명인으로까지 인정을 받는 강대양(73) 전 정읍수성초등학교 교장이 세간의 화제다.

 

명인으로 불리는 것은 그만큼 주례로서 혼주와 신랑신부는 물론 하객들에게서까지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강 전교장의 주례사는 3분 ~ 3분30초정도에 집약되며 신랑신부와 하객들의 집중을 이끌어내는것으로 유명하다.

 

"오랜 기간 주례를 서다보니 주례사가 길어서 좋은 것도 아니고 신랑신부는 긴장해서 듣는 것 같지도 않고 해서 노하우로 연구한 시간이 이정도인데 다들 좋아합니다. 또 예식장에서 주례사 짧게 해달라고 은근히 요청하기도 하고요."

 

강 전교장은 주례사에서 감사와 사랑, 예절, 믿음 4가지를 강조한다. 특히 2010년부터는 신랑신부와 대화식 주례사를 진행하며 긴장감을 최대한 풀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먼저 부모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사랑과 정성으로 기르고 성장시켜서 결혼까지 부모의 은혜를 잊지 말라는 것이다.

 

또 부부간에 희생과 봉사의 아가페적인 사랑을 강조하며 신랑신부에게 사랑을 받고싶으냐 또는 주고싶으냐고 질문한다.

 

"대개 신랑들의 답은 받고싶다. 신부는 받고도싶고 주고도 싶다고 답하면서 주목을 하게되는데 곧바로 상대방을 섬기고 존경하는 예절을 갖춰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입니다."

 

강 전교장이 처음 주례를 선것은 1976년 당시 정읍농고(현 제일고)앞에 개장한 목화예식장에서 였다. 북면 보성초에서 시내권 서초등학교로 부임했는데 경찰서에 근무하던 친구가 조카 주례를 부탁하면서다.

 

"나이도 젊은데 무슨 주례냐며 완강하게 거절했는데 친구의 품격과 인성을 인정하니까 부탁하는 거라며 좋은 말 해주라고 해서 맡게 된 것이 그동안 1500여 차례나 서게 됐습니다."

 

첫 주례사를 어떻게 했는지도 모를정도로 긴장했는데 차츰 여유도 갖게 되었다는 그는 주례를 서고 나면 바를정(正)자로 횟수를 표시했다. 이후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는 신랑 핸드폰번호를 저장해 두고 결혼기념일에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다.

 

"기간이 좀 지난 신랑들은 전화를 걸면 모르는 경우도 있는데 결혼식 일시와 장소를 말하며 주례를 섰었다면 깜짝 놀라면서 좋아하는데 이들에게 잘 살아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합니다."

 

주례 부탁은 제자들과 주위의 지인들도 하지만 다문화가정의 합동결혼식은 물론 장애인 결혼식에서 주례도 가끔 서게 된다.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은 시청이나 결혼식을 지원하는 미용협회등에서 들어온다. 또 1978년 특수교육자격증을 따서 가르치게 된 장애인 제자들의 주례를 서기도 했는데 장애인들끼리 소문이 나면서 주례부탁 연락이 오면 봉사의 자세로 거절치 않는다.

 

강 전교장은 주례를 서면서 많은 손수건을 전달했다. 새 손수건을 가져가 긴장한 신랑들이 땀을 흘리면 주례사 도중에 신부에게 전해주며 땀을 닦아 주도록 배려한다.

 

그는 결혼식 전날 친구들과 과음한 신랑들도 숙취로 많은 땀을 흘리더라고 회고했다. 몇년 전에는 전남 곡성까지 초빙되어 주례를 섰는데 앞선 예식과 하객들은 중복된 상황에서 주례사를 마친후 하객들의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강 전교장은 주말이면 주례 부탁으로 다른 일정은 뒤로 미룬다. 자신도 목욕을 하고 마음부터 외모까지 정갈한 자세를 유지하기위해 노력한다.

 

앞으로도 주례 봉사활동을 지속하겠다는 그가 강조하는 주례사 네번째는 '부부간 신뢰를 가져라. 믿으면 행복해진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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