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무용·판소리…다양한 장르 기획전에 / 어린이 관람객 유치도
지난해 7월 우진문화재단의 북경미술기행을 간 작가들의 입이 '딱' 벌어졌다. 광활한 캔버스에 변화무쌍한 대기(對氣)를 담은 중국 작가들의 작업에 눈이 휘둥그레진 것. 첫 타자로 200호 대작 '영원한 생명의 詩 - 대화'를 내놓은 이정웅씨를 시작으로 33명의 작가와 우진문화재단 청년작가전을 거쳐간 작가들이 의기투합해 급기야 '제1회 우진청년작가전'(14일~4월10일)을 기획하기에 이르렀다. 비슷비슷한 콘셉트의 그룹전이 아닌 지역 미술의 흐름을 선도하는 작가들이 솔선수범 해 마련한 그룹전이라는 점에서 지역 문화계를 위해 통 큰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우진문화재단의 오랜 노력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회장 김경곤)은 올해도 실험정신으로 외연을 확대한 다양한 사업으로 도약한다. 약진하는 신예작가들을 주목한 '제22회 신예작가초대전'은 물론 '제1회 우진청년작가전','제53~55회 청년작가전'(5월30일~8월28일)까지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할 만한 기획전이 연달아 계속된다.
매년 연말에 공모해 청년작가를 발표해오던 관행을 깬 우진문화재단은 내년 초대작가를 조기에 선정해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을 취했다.
1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주인공은 한국화가 김남수(41) 조해준(41)씨·서양화가 홍남기(38)씨. 그러나 오랜 산행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화면을 재구성해 먹을 입힌 김남수씨만 본래 전공을 살렸고, 조해준씨나 홍남기씨는 경계를 넘나든 작업을 선보인다. 근현대 삶의 편린을 개인 생활사 속에서 끄집어낸 조씨는 다큐멘터리 드로잉으로, 일상의 움직임을 촬영한 뒤 이미지를 추출해 드로잉 애니메이션으로 연결시킨 홍씨의 작품도 흥미롭다.
2010년 예술극장 개관으로 오랜 내공을 바탕으로 한 기획력은 물론 공연의 품격까지 높인 우진문화재단은 올해 어린이 관람객들을 공략한다. 지난해 우진문화재단에서 15분 짜리 짧은 공연으로 관심을 산 포스댄스컴퍼니(대표 오해룡)의 판타지 무용극'이상한 나라의 앨리스'(4월30일~5월5일)가 50분 공연물로 재탄생됐으며, 박영준 우진문화공간 예술감독이 '미운오리새끼'를 각색해 만드는 어린이 뮤지컬'오리, 날다'(5월7~12일)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어둔 상황.
특히 올해는 판소리가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세계 무형유산걸작으로 선정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조정희(심청가) 이세정(춘향가) 김현주(흥보가) 박미선(수궁가) 정은혜(적벽가)로 새 단장한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4월4~7일)은 그래서 뜻깊다.
지난해 평가자인 문화예술위원회가 혀를 내두를 할 만큼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의 모범답안을 제시한 널마루무용단(단장 장인숙)은 배경으로만 인식됐던 무대미술을 전면에 내세운 창작춤판(4월~12월)으로 또 한 번 앞서나간다. 대신 상주단체 공연이 공연장 대관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생겨 널마루무용단 공연은 목요일, 지난해 눈높이 클래식 수업으로 내실 있게 꾸린 글로리아스트링 무대는 일요일로 옮긴다.
안무가 박준형씨가 벨기에 남자무용수 Koen De Preter씨와 내놓는 공동 창작 작품을 선보일 '젊은 춤판'(9월11~12일)도 주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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