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 전망대 길목에서 방문객 따뜻하게 맞이 / 정확한 정보 전달하려 신문기사·자료 수집 열정
태권도원 전망대에 올라보고 싶어 왔다는 낯선 길손의 말에 "태권도원 전망대가 지금 공사 중이예요. 9월 정도면 전망대에 올라 태권도원의 장관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바람이 아직은 찬데 들어와서 차나 한 잔 하고 가요"
헛걸음한 길손에게 미안한 듯 따뜻한 마음을 먼저 건네는 할아버지는 팔순이 넘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정정한 모습이었다. 하얗게 샌 머리와 덥수룩한 흰 수염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배재숙 할아버지는 깊은 산 속에서 무술을 연마하는 도인의 형상으로 태권도성지의 신비감을 더해주고 있었다.
"태권도원 유치에 나서고, 전망대를 지키며 홍보하고, 성공적 조성을 기원하는 일까지…. 개인적으로도 태권도공원과는 아주 인연이 깊습니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고 또 기쁘게 일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설천면에서 태어나 평생을 이곳에서 살고 있는 배재숙 할아버지는 태권도원 유치전에서도 선두에 섰었다. 태권도원 홍보책자에는 굴지의 단골모델로 등장해 전국을 무대로 무주에 태권도원이 조성돼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며 다녔고 유치 후에는 태권도원 조성 추진위원회에서, 그리고 지난해까지는 태권도공원 전망대에서 지킴이로서 책임을 다했다. 지금은 공사 중인 전망대 대신 길목을 지키며 이곳을 찾아오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태권도원을 홍보하고 있다. 공사 중인 것을 모르고 전망대를 찾는 방문객은 하루 열 명 내외. 이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하기 위해 날마다 태권도와 태권도원에 대한 신문기사와 자료들을 스크랩하며 공부를 한다고 했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민자 유치가 잘 되고 태권도원을 조성할 수 있는 예산이 좀 더 풍족해지는 것, 또 무주-설천 간 도로 확포장 공사 등 현안들이 말끔히 해결돼 예정대로 태권도원이 문을 여는 것입니다. 그래서 건강이 허락을 하는 한 하얀 도복을 입고 태권도원 지킴이를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뭐 있겠습니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바로 저죠" 태권도원은 배재숙 할아버지가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을 뿜어낼 수 있는 비결인 듯 보였다. 공사 중임에도 매일 아침 8시 30분이면 어김없이 태권도원을 향하는 배재숙 할아버지는 태권도원 조성사업이 예산 등 여러 가지 현안에 부딪히며 주춤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국익을 위해 국민 모두가 마음을 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이는 배재숙 할아버지. 하루 종일 손님들을 대하다보면 목이 쉬기 일쑤지만 전국 각지에서 찾아와 태권도원의 성공적 조성을 기원하고 돌아서는 사람들을 만나면 피로는 느낄 겨를이 없다며 '허허' 웃음을 웃어보였다. 세계 태권도인의 요람이 될 태권도원에서 배재숙 할아버지를 다시 만날 그날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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