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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환전소 살해 피의자, 한국땅 밟자마자 '히죽'

태국서 검거돼 6년 만에 송환…'임시 인도' 첫 사례

한국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외국으로 달아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최세용(46)씨가 16일 국내로 송환됐다.

 

 최씨는 이날 오전 6시 20분께 반바지 트레이닝복, 슬리퍼 차림으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른 체격과 검게 그을린 피부 빛은 오랜 도피생활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했다.

 

 노란 수건 밑으로 양 손목에 채워진 수갑이 엿보였고 허리에는 흰색 호송줄이 둘려 있었다.

 

최씨는 입국장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을 기다리는 취재진을 발견하고는 무슨 영문인지 한동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히죽거리며 웃는 표정도 엿보였다.

 

그러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 대답 없이 무표정으로  10여 초간 바닥만 내려다보다 건물 밖에 대기하던 호송차량으로 이동했다.

 

경찰 관계자는 "태국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무 저항 없이 순순히 송환에 응했다"며 "곧바로 부산지방경찰청으로 인계돼 조사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2007년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의 한 환전소에서 20대 여직원을 살해하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필리핀에서 발생한 10여건의 한국인  여행객 납치강도 사건 역시 최씨가 저지른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최씨는 필리핀에서 숨어 지내다 지난해 11월 태국으로 입국하려다 붙잡혔고  여권 및 공문서 위조 등 혐의가 드러나 올해 초 태국 법원으로부터 징역 9년 10월을  선고받았다.

 

법무부는 송환이 장기화하면 증거가 사라지는 등 살인 및 납치강도 사건의 진상규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형집행 전에 '임시인도' 방식으로 최씨  송환을 추진해왔다.

 

통상 범죄인 인도는 현지에서 형 집행이 종료된 다음에 이뤄지지만, 이번처럼  현지 사법당국의 형집행 전에 임시 인도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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