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이하로 현장학습 운영 이점 많아 / 배·비행기 이용 때 안전 매뉴얼도 필요
여객선 세월호 침몰 여파를 계기로 전북지역 대규모 수학여행 관행에 관해 전면 쇄신책이 요구되고 있다. 교육부가 21일 전북교육청을 포함한 17개 시·도교육청의 올해 1학기 수학여행을 중지하기로 합의하면서 전북지역 초·중·고 97곳이 1박 이상의 수학여행·체험학습·수련활동을 무기한 연기했다.
하지만 교육부와 교육청 등이 수학여행 존폐 문제가 취소가 아닌 중지라는 점에서 학부모들은 ‘향후 대규모 수학여행이 재개될 경우 학생들은 다시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교육부는 물론 전북교육청의 현장체험학습 운영 매뉴얼에 단체차량에 관한 사고예방 대책만 있을 뿐 선박·항공기 등에 관한 안전매뉴얼은 빠져 있어 교육 당국이 배·비행기를 이용하는 대규모 수학여행단을 위한 체계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급별 테마여행·진로체험이 ‘대규모 수학여행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규모 수학여행이 소규모 수학여행과 비교해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교사들이 코스 개발을 위해 관련 법규에 부합되는 숙박시설 등을 찾는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전북교육청이 소규모 테마별 여행 코스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전주 신동초의 경우 2012년 여행사 위탁과 2013년 교사 기획으로 서울 에버랜드 등을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온 결과 1인당 수학여행비가 8만5420원(2012)과 8만5190원(2013)으로 비슷했지만, 교사가 기획한 수학여행이 숙소·식사의 질 등에서 만족도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초 교사 A씨는 “소규모 테마별 여행의 경우 교사들이 식품위생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 시설 등을 선별하기 위해 이중·삼중의 행정적 절차를 소화해야 한다”면서 “교육청이 교사들의 행정 부담을 줄여주는 것을 전제로 소규모 테마별 코스를 가도록 권장한다면 교사들이 꺼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의 초·중·고 수학여행단을 전북에 유치하고 있는 수학여행콜센터 선윤숙 센터장도 “서울시교육청은 2011년부터 테마별 코스를 담은 책자를 출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100명 이하 소규모 테마별 수학여행이 안착된 상태”라면서 “전북교육청이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소규모 테마별 수학여행 코스 개발에 나선다면 학생·학부모·교사 모두가 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승환 교육감이 교육부의 지침에 앞서 전북지역 학생들이 안전하게 단체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안전교육과 안전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김제지역 중학교 교사 B씨는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교육부와 대립하며 소신있는 결단을 해온 김승환 교육감이 교육부 입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은 아쉽다”면서 “교육부에 의존하지 말고 전북교육청이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안전교육 등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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