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추석 연휴 끝,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민들 이야기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귀성·귀경차량 연휴기간(22일~26일 정오까지) 118만7543대
여행 떠나거나 평소와 같이 공부, 입사 준비, 일 한 사람들까지 저마다의 모습으로 연휴 보내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난 추석 명절. 5일간의 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가족을 만나 성묘를 다녀오는 등 의례적인 명절을 보낸 이들도 있지만,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하거나 밀린 업무로 가족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저마다의 모습으로 연휴를 마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가 가야죠”
26일 오전 전주역에서 만난 김모 씨(66) 부부는 경기도에 있는 아들 내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이들은 손녀가 태어난 지난해부터 명절이면 아들이 사는 경기도 수원을 찾는다. 평소보다 2~3배 시간이 더 걸리는 힘든 명절 귀성 차량 행렬에 굳이 손녀까지 동참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다. 김 씨는 “하나도 번거롭지 않다. 예쁜 손녀가 방긋 웃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며 “차례 지내는 것도 좋지만 간단하게 아이들과 저녁 식사하고 손녀 재롱 보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고 말했다.
김 씨 부부처럼 역귀성을 하는 모습은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내려오는 길이 더 오래 걸리고 차량 흐름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에 따르면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된 지난 22일부터 26일 정오까지 총 118만7543대의 차량이 전북을 오갔다. 추석 당일인 24일 49만6464대를 정점으로 25일은 39만1729대가 전북을 오간 것으로 집계됐다.
△“드디어 떠난다”
익산에서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장모 씨(32)는 올해 추석 연휴를 애타게 기다려왔다. 올해 초 계획했던 해외여행을 떠날 적기이기 때문. 일찌감치 항공권을 예매하고, 여름휴가마저 반납하고 추석 연휴를 기다렸다.
장 씨는 “5박 6일 일정으로 필리핀 세부에 다녀왔다. 돌아오고 나서도 아직 꿈만 같다”면서 “집에서 차례를 지내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께서도 다녀오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장 씨처럼 이번 추석 연휴 해외여행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이용객은 118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연휴 하루 평균 여행객은 19만7000여명으로 작년 추석 연휴(9월 29일~10월 9일)보다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소서 쓰느라 다 보냈어요”
반면 고향에 가지 않고 분주한 취업 준비에 나선 취준생들도 있다. 추석 연휴를 전후로 하반기 신입 공채 모집을 마감하는 대기업들이 있어 신입 공채를 준비하는 취준생들은 추석 연휴에도 바쁘게 보냈다.
취업을 준비 중인 전주의 염모 씨(28)는 추석 명절 대부분을 카페에서 보냈다. 염 씨는 “취업하려고 생각했던 기업의 서류 마감일이 27일이라 자소서 마무리하는데 시간을 많이 쏟았다. 카페에 나와보니 공부하는 사람들도 많아 자극됐다”고 말했다.
교정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군산의 강모 씨(31)도 고향인 전남 여수에 가지 않고 공부하는 것을 택했다. 강 씨는 “올해 시험에 합격하지 못 해 고향집에 갈 생각이 나지 않았다”면서 “내년에는 합격해서 꼭 기쁜 마음으로 부모님을 뵙고 싶다”고 했다.
△“우리나라만 추석이잖아요”
취업을 하더라도 모두가 명절 연휴를 쉴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해외에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업체에 근무하는 군산의 김모 씨(33)는 명절 연휴에 일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느낀다. 우리나라는 추석 연휴이지만 김 씨가 담당하는 해외 업체는 출근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추석 당일에는 오후에 출근해 업무를 마쳤고, 25일은 아침부터 바빴다”며 “처음에는 명절에 쉴 수 없다는 것이 짜증 나기도 했지만, 이제는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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