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 축구 앞세워 전북현대 아시아 최고 명문구단 반열에
전북 팬들, 엇갈린 반응 속 “다시 돌아와 달라” 응원도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이 전북 현대 사령탑에서 물러난다. 최강희 감독은 리그 최약체로 분류되던 전북에 부임해 팀을 아시아 최고 명문구단 반열에 올려놓았다. 14년. 전북 팬들과 선수, 최강희 감독에게까지 잊을 수 없는 14년이다.
최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전북과 작별을 고한다. 이제는 그 아름다운 동행에 예정된 ‘마침표’만이 기다리고 있다.
△ 리그 최약체서 아시아 챔피언으로
전북 현대는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1’에서 32라운드 만에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스플릿 라운드도 채 돌입하기 전 우승으로, 전무한 기록이다. 리그에서는 적수가 없는 상황이다. 10년여 만에 이러한 성과를 낸 이유는 누가 뭐래도 최강희 감독의 공이 컸다.
지난 2005년 리그 최약체로 거론되던 전북에 부임한 최강희 감독은 부임 첫해 FA컵을 거머쥐며 성과를 냈고, 2006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당시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의 우승 행진을 본 중국 언론은 최 감독에게 ‘강희대제’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에서만 K리그 6회, AFC 챔피언스리그 2회, FA컵 1회 등 9번의 우승을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전북을 명문구단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특히, 최 감독은 ‘닥공’ 이라는 공격 축구의 철학을 앞세워 전북을 성적과 흥행 모두에서 리그 최고의 팀으로 만드는데 큰 업적을 남겼다.
△ 중국 클럽 거세진 ‘러브콜’
올 시즌 조기 우승을 확정 지은 후 최강희 감독이 중국으로 떠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번뿐만이 아니다. 해마다 리그 막바지에 이를수록 최강희 감독이 중국 클럽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이야기는 연례행사처럼 보도됐다. 그때마다 최강희 감독은 “영원한 봉동 이장으로 남겠다”며 일축했지만, 이번은 달랐다.
최강희 감독은 평소 감독직의 어려움에 대해 ‘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언제부턴가 전북의 우승은 당연했고, 더블과 트레블을 노리는 팀이 됐다. 최 감독이 그 고통을 버텨가며 전북을 정상에 올려놓았지만 최근 ‘이제는 바늘로 찌르면 아프다’고 자신의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 구단들이 최 감독에게 고액의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며 소문은 더욱 구체적으로 떠돌았다.
지난 20일 우승 시상식을 앞두고도 최 감독은 “K리그에서 나를 채찍질할 동기부여가 적은 게 사실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 그럼에도 ‘영원한 봉동이장’
올 시즌 리그 우승 직후 전북 팬들 사이에서도 이번에는 최강희 감독이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예년 같으면 우리 ‘봉동이장’님은 절대 팀을 떠나지 않는다 생각했던 팬들조차도, 올해는 정말 팀을 떠날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때문일까. 최강희 감독이 팀을 떠난다는 소식이 돌자 팬들이 나서 만류하는 일도 있었다.
리그 우승 시상식이 열린 지난 20일. 시상식에 앞서 펼쳐진 리그 3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도 경기장을 찾은 많은 전북 팬들이 최강희 감독을 응원하는 걸개를 내걸기도 했다.
이날 최 감독은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지금은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계약 기간이 남아있다. 중요한 경기를 마무리했기 때문에 단장님과 빨리 매듭을 짓겠다”고 답했다.
우승 시상식 이틀 후 22일 최강희 감독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위해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
이를 접한 전북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지만, 최강희 감독을 응원하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한 전북팬은 “감독님 없는 전북이 상상이 안 된다. 나중에라도 돌아와 달라”며 훗날 다시 전북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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