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4일)부터 5분 빨라진 밤 11시 5분에 방송되는 MBC ‘PD수첩’은 아파트 분양가격의 숨겨진 이면을 집중적으로 취재한다.
2018년, 북위례가 들썩였다. 강남과 가까워 ‘준강남권’으로 여겨진다는 이곳에 ‘정말 싼 아파트’가 분양될 거라는 소식 때문이었다. 입지가 좋은데도 공공택지지구여서 분양가가 시세 대비 최대 5억까지 싸게 책정될 거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당첨만 되면 로또’라며 이목이 쏠렸고, 결국 청약에서 130대 1, 77대 1 등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분양이 한창이던 2019년 4월,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북위례 힐스테이트의 분양 원가가 총 2,300억 원가량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조성한 공공택지는 민간건설업체에 저렴하게 공급하는 대신 시세보다 3~40% 저렴하게 분양을 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분양 원가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PD수첩’은 북위례 지역 아파트 분양 원가 내역을 분석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모델하우스나 광고홍보비에 사용되는 일반시설경비에 약 600억 원이 책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모델하우스 건설 비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10~20억 정도에 불과하다는 관계자들의 증언. 도대체 분양가에 포함된 나머지 일반시설경비 수백억은 어디에 쓰인 것일까?
또 다른 공공택지 고분양가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경우, 예상 분양가가 평균 2,300만 원(3.3㎡당) 이상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그런데 ‘PD수첩’ 취재 결과 분양가 심사위원회의 인적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과천 아파트 분양가 심사위원회에 해당 건설사 직원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 대우건설과 금호산업의 임직원은 해당 사업을 수주한 이후 자신을 과천시 분양가 심사위원으로 추천하는 공문을 발송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셀프 추천, 셀프 심사가 이루어져 분양가 책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서민을 위한 아파트 분양을 목적으로 출발한 공공택지 분양제도. 그러나 분양가 원가 공개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여전히 폭리를 취하고 있는 건설사들과 부동산 투자자들만이 로또 분양의 행운을 거머쥐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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