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서 소극장 중심으로 공연 기획, 연극인 화합 도모 공로
극단 사람세상 총괄기획, 학교서 문화예술연극 강사 활동도
소극장은 관객과 배우와 눈빛과 표정, 호흡으로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다. 마음의 울림과 생동감이 크다보니 사람 사는 이야기를 만드는 시간이 되곤 된다.
연극배우이자 군산에서 극단 ‘사람세상’ 총괄기획을 맡고 있는 추미경(52) 씨가 최근 전북연극협회가 선정한 ‘제36회 전북연극상’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어려운 여건이 오랫동안 이어졌지만 소극장을 중심으로 한 군산연극의 맥을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완주 출신인 그가 연극배우로서 활동한 건 1988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익산에 있던 극단 토지에서 연극 활동을 시작했는데, 이 때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이들은 부부의 연을 맺은 후 1997년 군산에 극단 사람세상을 창단했다.
극단의 전반적인 운영과 작품 기획, 홍보 업무를 도맡고 있지만 배우로서의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10여명 남짓한 단원들과 부족한 시간을 쪼개고 서로를 격려해가며 무대를 만들었다. 지난 15일에는 ‘용띠위에 개띠’의 마지막 공연을 올렸다.
추미경 씨가 30여년간 바라본 연극은 ‘사람을 변화하게 하는 힘’으로 빛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 나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속에 쌓인 생각을 잘 풀어내지 못하는 성격 있잖아요. 예전 제가 그랬는데 연극을 하면서 성격이 많이 달라졌어요. 그때 느꼈죠. 연극이라는 게 사람을 긍정적으로 변화하게 하는 힘을 가졌구나.”
학교에서 연극교육을 시작한 계기도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모든 예술은 사람을 긍정적이고 즐겁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신념이 생기자 연극생활에 더욱 애정이 생기고, 이를 교육적인 가치로 활용해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졌다고.
추미경 씨는 학교에서 문화와 예술을 가르치는 일에도 열의를 가지고 있다. 취미를 찾는 초등학생부터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까지, 주로 10대 청소년들이 연극을 통해 자아와 자신감을 마주한다.
“연극은 협동작업이다 보니까 인간관계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이 되죠. 학생들도 연습을 거쳐 무대에 섰을 때 자기를 바라봐주고 웃어주는 관객을 통해 엄청난 응원을 받는다고 말해요. 아이들은 연극을 배우며 알을 깨고 나오듯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게 돼요. 무대 위에선 가진 것을 떠나 누구나 동등하니까요.”
연극을 통한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에도 관심이 크다. 군산 근대역사가 관광상품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예술가들이 참여해 관련 프로그램을 지속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 연극을 전문적으로 하려는 이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시민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차원에서의 집중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군산연극협회 지부장으로 활동한 2016년에는 군산지역 극단인 동인무대, 둥당애와 함께 공동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군산이라는 공통점으로 세 극단이 똘똘 뭉친 것. 그렇게 3년간 군산지역의 연극 발전을 목표로 단체간의 화합과 교류에 힘을 실었다.
결국은, 예술을 통한 행복이 ‘사람세상’의 최고 가치라고 말하는 추미경 씨.
“공연장을 찾아온다는 것은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화예술을 찾았다는 거 잖아요. 그런 분들이 연극을 보고 그 순간 행복했다고 말해요. 그 순간들이 쌓여 더 큰 위로가 되죠. 배우로서도 가장 즐겁고 행복한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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