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좌완 에이스 김광현(31)이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강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협상을 위해 미국에 도착했다.
김광현은 16일 미국으로 떠나 17일에 도착했다.
목적은 확실하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김광현에게 입단 제의를 하며 ‘메디컬테스트’를 요청했다.
이를 위해 김광현은 16일 미국으로 떠났다.
김광현은 출국 전 “최종 결과가 나온 다음에 말씀드리고 싶다. 출국 사실이 알려지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와의 협상은 속도를 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관계자는 17일 “김광현 영입은 극비리에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밝혔다. 메디컬테스트를 제안한 건 이미 어느 정도 협상이 진행됐다는 의미다.
국내와 메이저리그를 두루 살피는 한 에이전트는 “세인트루이스 메디컬테스트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영입제의를 하기 전에 몸 상태를 자세히 살피는 편이고, 김광현도 자신감을 보인다”고 전했다.
물론 김광현 측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컵스 등 현지 언론이 “김광현 영입에 관심을 보인 구단”으로 꼽은 팀들과의 협상 창구도 열어둘 전망이다.
선발진 보강이 절실한 세인트루이스는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미국 진출을 노리는 김광현을 ‘영입 리스트’에 올렸고,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메디컬테스트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협상을 시작한다.
세인트루이스는 에이스 잭 플래허티, 마일스 마이컬러스, 다코타 허드슨 등 꽤 견고한 1∼3선발을 갖췄다.
하지만 마이클 와카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뉴욕 메츠로 떠났고, 애덤웨인라이트의 불펜 전환 가능성도 제기돼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다.
미국 현지 언론은 “세인트루이스가 FA 시장에서 투수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고 여러 차례 보도했다. 현지 언론이 ‘영입 대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도 리스트에 포함했다.
세인트루이스는 2016년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을 영입했다.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하면, 구단에서 뛰는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된다.
2016년 당시 오승환은 1+1년 최대 1천100만달러에 계약했다. 보장금액과 인센티브가 거의 50대 50 수준인 계약이었다.
오승환은 빅리그 진입 첫해인 2016년 시즌 중반에 팀의 마무리로 승격하는 등 6승 3패 19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1.92로 활약했다. 2017년에는 1승 6패 20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4.10을 올렸다.
김광현은 오승환과 보직도, 투구 유형도 다르다. 하지만 김광현과의 협상에서 ‘오승환 계약’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김광현은 2014년 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입단 협상을 했다. 당시 포스팅 시스템은 최고액을 써낸 한 구단이 단독 교섭권을 가진 형태였다.
포스팅 비용 200만달러에 단독 협상권을 얻은 샌디에이고는 김광현을 현지에 초청하며 협상을 시작했으나, 연평균 보장액 100만달러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은 결국 샌디에이고의 제안을 거절하고 SK 와이번스와 재계약했다.
올해는 다르다.
김광현은 2017년 1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했고 이후 전성기 시절의 구위를 되찾았다.
타고투저가 지배한 2018년에도 11승 8패 평균자책점 2.98로 호투했고, 공인구 반발력을 낮춘 2019년에는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의 더 뛰어난 성적을 냈다.
김광현의 포스팅 마감 시한은 1월 6일이다. 아직 시간이 있지만, 크리스마스 휴가를 시작하기 전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세인트루이스가 협상에 속도를 낸다면 이번 주 안에 결론이 날 수도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뉴욕 양키스(27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1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내셔널리그에선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 이력을 지닌 명문 구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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