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신진 작가에게 문턱 낮춰
‘배고픈 예술인’ 현실 안타까워
“프랑스 앵테르미탕 검토 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인 ‘100 films, 100 posters’전입니다. 개관전이었죠. 100개 포스터를 바닥에 전시했는데,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영화배우 정우성을 보기 위해 팬들이 몰려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2017년 4월 27일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열흘간의 잔치를 시작한 그날, 전주 ‘문화공간 기린’은 객사4길 기린오피스텔 3층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전주에서 20년, 서울에서 20년, 대구에서 30년을 살고 다시 고향으로 회귀한 이현옥 관장이 ‘갤러리 운영’이라는 젊을 적 꿈을 현실로 일궈낸 공간.
이 관장은 대부분 화가들이 자기 전시장을 갖고 싶어 한다며, 자신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나 전시장 방염처리 등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능력이 있는 학예사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 마음을 졸였다.
그래도 ‘문화 전달자’가 되고자 하는 그의 의지는 강했다.
“작가와 호흡하며 전북미술에 생기를 더하고, 시민 문화향유를 돕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동안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전시를 이어왔고, 특히 한국화를 좀 더 현대적인 감각으로 바라보는 미래지향적 작가들에게 힘을 실었다. 신진 작가나 학생들의 대관 부담도 덜어, 문턱을 낮췄다.
또한 사람과 사람을 잇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도 정성을 들였다. 2018년 ‘소통으로 관계를 확장하는 문화예술사랑방’, 2019년 ‘미술세계의 이해와 체험 사랑방’을 운영해 시민 호응을 얻었다.
문화공간 기린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은 동양화 50여 점, 서양화 120여 점, 조각·도예 30여 점 등 200여 점. 이달 31일까지 ‘기린미술관 소장 작품전’을 마련했지만,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잠시 휴관하고 있는 상태다.
이 관장은 “한 점 한 점 작가들이 온 힘을 다해 창조하고 완성한 작품이기에 모두 소중하다”며 작가들에게 존경을 표했다.
그러면서 지역 전업작가들이 생계 유지뿐만 아니라 창작활동을 위한 재료 구매조차 어려운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복지 차원의 제도적 구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프랑스의 예술인 복지제도인 앵테르미탕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 ‘배고픈 예술가’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관장은 전주 출신으로 숙명여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하고, 잠시 미술 교사로 활동했다. ‘전주를사랑하는모임’ 회원이며 ‘전문직여성한국연맹 전주클럽’ 회장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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